김새론 "어두운 작품, 빠져나오기 힘들지 않냐고요?"[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5.21 07: 40

"다음에도 칸에서 다시 보길 기대한다." 제67회 칸 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인 크리스티앙 존이 꺼낸 말이다. 그 주인공은 배우 김새론.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된 영화 '도희야'에서 학대당하는 소녀 도희 역을 맡은 김새론에게 외신의 이목이 쏠렸다.
그도 그럴 것이 김새론은 '도희야'에서 그간 보여줬던 연기보다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워낙 어린 시절부터 아역 생활을 해왔고 그러면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였던 그이지만 이번만큼은 뭐랄까. 정말 '괴물'이 돼버린 듯한 느낌이다. 폭력에 길들고 자신을 구해준 사람을 향한 맹목적인 모습을 보이는 도희라는 캐릭터를 김새론은 제 옷을 입은 듯 그려냈다.
이미 한 번 와 본 칸 영화제이지만 아직 떨리고 설레는 듯 칸의 해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중학교 2학년 어린 소녀는 '도희야', 연기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진지한 배우의 모습으로 돌변했다.

특히나 어두운 작품 탓에 어린 나이에 심적인 상처 등을 입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취재진에게 "주변 환경이 밝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라며 오히려 취재진을 안심시키는 모습에선 어른 못지 않은 의젓함까지 찾아볼 수 있었다.
다음은 김새론과의 일문일답.
- 칸 영화제를 찾은 소감이 어떤가.
▲ 칸 영화제에 와서 큰 영광인 것 같다. 되게 많이 설레기도 했고 오기 전에는 많이 떨리고 설렜었는데 설레는 기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재밌었던 것 같고 오늘도 즐기다가 한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 '도희야' 공식 스크리닝 때 눈물을 보였는데.
▲ 벅찼던 것 같다. 찍을 때 가족처럼 찍었고 되게 재밌게 찍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 현장이었다. 열심히 찍고 나중에 이렇게 큰 영화제에서 틀어졌고 사람들도 잘 봐주신 것 같아서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이 나왔던 것 같다.
- 공식 스크리닝 이후 김새론 본인에 대한 호평이 자자하다.
▲ 그런 이야기를 듣게 돼서 감사드린다.
- 수없이 많은 레드카펫을 밟았는데, 칸의 레드카펫은 뭔가 다르던가.
▲ 국내와 해외의 차이라기보다도 국내에서 레드카펫을 밟는 것도 기쁘고 설레기도 하는데 이 영화가 한국뿐만 아니라 조금 더 널리 알려진다고 해야 하나, 많은 사람이 알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설레고 좋았던 것 같다.
- 친구들이 부러워하지는 않았나.
▲ 부러워하는 것도 있는 것 같긴 하다.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부러워하더라(웃음). 그런데 나는 학교 가는 것도 재밌다. 친구들하고 노는 것도 재밌고 수업 듣는 것도 재밌고 학교가 좋다. 그래서 친한 친구들은 부럽다기보다도 안타깝다고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
- 어린 나이에 어두운 작품을 하면 그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도 같다.
▲ 어두운 작품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나이도 어리고 하니까 주변에서 많이 걱정을 해주신다. 캐릭터에서 잘 못 빠져 나올까 봐. 그래서 찍을 때 많이 배려해 주시기도 하고 사실 배려라기보다도 가족처럼 찍다 보니까 연기한 뒤에 그 캐릭터에서 나오는 거에 대한 어려움은 크게 없었던 것 같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 만나고 밝은 주변 환경들이 있어서 캐릭터에서 나오는 어려움은 없다.
- 연기적인 부분에서 앞으로 해나가야 할 숙제가 있을까.
▲ 숙제는 지금도 계속 하는 것 같다. 이런 어두운 것들이 수학 공부라고 친다면 수학을 끝내야 다른 과목도 공부할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런 어두운 역할들을 여러 번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역할도 내가 아직 완벽하게 소화한 것 같지는 않아서 잘 소화하고 싶다. 다른 역할들도 차차 더 많이 접해봤으면 한다.
- 칸에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칸을 담아가고 싶다. 어릴 때 와서 기억이 별로 없다. 그래서 많이 담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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