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이 쌓이고 있다.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당장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심을 교정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필요하다.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20일 광주 LG-KIA전 KIA가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만루. LG 조쉬벨이 KIA 김진우를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때렸다. KIA 내야진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을 노렸다. 1루심은 조쉬벨을 세이프 판정했다. 하지만 명백한 아웃. 1-0으로 끝나야 될 3회가 1-1 동점이 됐다. 오심이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날 목동 한화-넥센전 넥센이 1-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1,3루. 넥센 박헌도가 좌익수 뜬공을 때렸다. 한화는 좌익수-유격수-포수로 이어지는 중계플레이를 했다. 공이 3루에서 홈을 파고들던 주자 김민성을 앞섰다. 또 김민성의 발은 홈플레이트를 건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구심은 세이프로 판정했다.

지난 14일 마산 KIA-NC전. 이날은 3차례 오심이 나왔다. 3회초 1루에서 오심이 나왔고 3회말과 5회초에는 구심의 오심이 나왔다. 오심이 잇따르면서 심판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지난 11일 잠실 삼성-두산전에서는 오재원이 오심을 범한 1루심에 항의하는 장면이 나왔다. 세이프였지만 아웃 선언한 1루심에 격하게 항의했고 주루코치가 말리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심판 자신들도 잇단 오심으로 인해 스스로 위축되고 있다. 오심이 곧바로 방송 중계화면을 통해 수십만 명에게 전해지는 상황에서 심판만 오심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김경문 NC 감독은 3차례 오심 경기 다음날 “동업자인 심판이 너무 위축돼있다. 심판들도 편하게 하려면 비디오 판독을 확대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현재는 사방에서 카메라가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명백한 오심에도 이를 교정할 수 없는 구조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심판의 아웃-세이프 판정은 번복될 수 없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오심을 다 알고 있다. 심판들은 오심 심판으로 낙인찍히고 야구팬과 선수, 심판 사이에 불신은 커져간다. 악순환이다.
올해 잇따르는 오심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비디오 판독 확대를 둘러싼 쟁점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백 억 원이 넘게 드는 제반 시스템으로 인해 올 시즌이나 내년 시즌 당장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계속되는 오심을 넋 놓고 지켜볼 수도 없다. 오심은 더 이상 경기의 일부가 아니고 신뢰만 깎아먹기 때문.
현재 방송 중계 여건 하에서 비디오 판독 확대를 통해 어느 정도의 오심은 교정할 수 있다. 당장 비디오 판독 시스템 도입이 어렵다면 잠정적인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아웃-세이프에도 4심 합의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다. 4심 합의를 통해서도 오심을 줄일 수 있다.
현재 프로야구는 작은 오심들이 계속 누적되고 있는 모습이다. 신뢰는 자꾸만 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교정되지 않는 오심은 팬들로부터 양질의 경기를 볼 권리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확보할 때까지 목 놓고 기다리게 될 경우 오심은 오심을 부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대안을 실행에 옮기는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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