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도, 무대도 다르지만 승리가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나란히 출격하는 류현진(27, LA 다저스)과 윤석민(28, 볼티모어)이 함께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왼 어깨 통증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8시 10분부터 시티필드에서 열릴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갖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윤석민도 같은 시간대에 경기를 치른다.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팀인 노포크에서 뛰고 있는 윤석민은 22일 오전 8시 5분부터 시작될 샬럿 나이츠(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와의 원정 경기 선발이 예고되어 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라는 차이는 있지만 두 선수 모두에게 중요한 한 판이다. 우선 류현진은 부상에 대한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내야 한다는 중요성이 있다. 류현진의 왼 어깨 통증은 수술 등 외과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피로 누적 증세 정도로 보면 된다. 다만 현지에서는 류현진의 데뷔 후 첫 부상자 명단(DL) 등재에 대해 다소간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어찌됐건 투수에게는 생명인 어깨가 뻐근하다는 것은 긍정적인 징조가 될 수 없는 까닭이다.

때문에 이번 등판은 많은 시선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으로서도 싱싱한 구위를 보여주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상대인 뉴욕 메츠 타선은 그렇게 강하지 않아 복귀전 무대로는 제격이라는 평가도 있다. 메츠 타선은 20일까지 2할2푼9리의 팀 타율에 그치고 있다.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1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동부 원정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20일 넘게 푹 쉰 터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전망이다.
메츠를 상대로 강했던 기억도 긍정적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메츠전에서 2경기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29로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4월 26일 원정 경기에서는 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8월 14일 홈 경기에서는 역시 7이닝을 던지며 1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었다. 복귀전에서 좋은 모습으로 승리를 따낸다면 부상 기간 중 잠시 흔들렸던 존재감 또한 원상 복구될 수 있을 전망이다.
윤석민도 승리가 절실하다. 윤석민은 올 시즌 마이너리그 8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7.00으로 썩 좋은 투구 내용은 아니다. 아직도 직구 최고 구속이 정상적으로 올라오지 못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우려감이 있다. 잘 던지다가 장타를 허용하며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시즌 초반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는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지난 2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경기 내용 자체는 계속 좋아지는 모습이다. 결국 장타를 어떻게 막아내고 얼마나 많은 땅볼을 유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미국 진출 후 꾸준히 시험하고 있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온 가운데 원래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제구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최근 3경기에서 볼넷이 하나도 없을 만큼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 자체는 좋아졌다. 볼티모어의 선발진이 5월 들어 안정세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우완 불펜에 대한 필요성은 존재하는 만큼 서서히 자신에 대한 평판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을 필요가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