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순위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느덧 5할 승률과도 꽤 많은 차이가 벌어졌고 이제는 4할 승률 붕괴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있지만 결국 선발진이 살아나지 않으면 반격도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4월까지만 해도 선두권에서 경쟁했던 SK는 5월 들어 답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는 5월 14경기에서 단 2승(12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승률은 1할4푼3리에 불과하다. 세부 지표도 문제가 많다. 주축 선수들이 동반 부진에 빠진 팀 타율은 2할5푼5리로 리그 최하위, 마운드도 7.20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역시 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다. 특히 마운드의 경우는 선발과 불펜이 모두 무너졌다는 측면에서 머리가 아프다.
사실 SK의 불펜 전력은 애당초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때문에 선발투수들의 몫이 컸다. 그리고 기대치는 있었다. 토종 선발들인 김광현 윤희상 채병룡은 지난해보다 컨디션이 나은 상황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조조 레이예스는 지난해 성적보다는 더 나은 모습이 예상됐고 로스 울프 역시 평가가 나쁘지 않아 두 자릿수 승수를 기대했던 상황이었다. 불펜은 불안요소가 있지만 적어도 선발진은 다른 팀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 SK의 4월 선발 평균자책점은 4.54로 리그 4위였다. 1위 NC(4.02)와 비교해도 큰 차이는 없었다. 선발이 버티자 SK도 4월 한 달 동안 좋은 페이스를 선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5월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SK의 5월 선발 평균자책점은 6.75로 압도적인 꼴찌다. 퀄리티 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단 2번에 그쳤다. 윤희상과 채병룡이 한 차례씩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5월의 절반이 지나간 이 시점까지 QS가 없다.
이는 불펜 문제가 더 도드라지는 원인을 제공했다. 선발이 오래 버티지를 못하니 불펜 투수들이 소모가 커졌고 누적된 피로로 인해 불펜 투수들의 구위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점수차가 크지 않다보니 경기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필승조가 동원되고 결국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서 승리와 체력을 모두 날리는 경기도 많다. 많은 이닝을 잡아먹을 것으로 기대하는 선수들조차 초반부터 투구수가 불어나는 등 벤치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6회의 투수 교체 타이밍도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결국 SK가 반등의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면 선발진의 재건이 우선이라는 결론이다. 일단 윤희상이 오른손 새끼 손가락 골절로 올 시즌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은 큰 악재다. 하지만 로스 울프가 선발 복귀전이었던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비교적 잘 던지며 희망을 남겼고 윤희상의 빈자리는 소집해제 후 몸 상태를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고효준이 메울 전망이다.
김광현이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레이예스가 각성에 성공한다면 그럭저럭 선발진을 꾸려나갈 여력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발진이 약한 팀은 결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음이 드러나는 최근 프로야구 추세다. SK 선발진이 5·6월 일정에서 유의미한 반등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암울한 시나리오는 점차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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