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역대 최악의 5월을 보내고 있는 SK다. 하지만 그나마 위안을 찾을 구석은 있다. 김강민(32)과 조동화(33)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가 자신의 자리에서 분투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팀 타선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5월 14경기에서 단 2승(12패)을 올리는 데 그치는 최악 성적표를 받고 있는 SK다. 마운드도 문제지만 타선도 면죄부를 받기는 힘든 수준이다. 주축 선수들이 동반 부진에 빠진 5월 팀 타율은 2할5푼5리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재원의 맹타도, 루크 스캇의 복귀도 힘 빠진 SK 타선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최정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있고 박정권 등 주축 타자들의 감은 5월 내내 잠잠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분투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테이블세터에 위치하고 있는 김강민과 조동화다. 김강민은 올 시즌 첫 풀타임 리드오프 자리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공격에서는 전임자인 정근우의 공백이 전혀 드러나지 않게 하고 있다. 이런 김강민과 중심타선을 잇는 고리인 조동화 역시 비교적 좋은 타율과 뛰어난 작전수행능력을 발휘하며 분전 중이다.

김강민은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5월 한 달 활약상이 가장 좋은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5월 들어 타율 3할7푼8리, 3홈런을 기록했다. 20일 마산 NC전에서는 솔로홈런(시즌 7호)을 때려내며 자신의 연속경기 득점 기록을 ‘7’로 연장했다. 붙박이 2번 타자로 활약 중인 조동화 또한 5월 타율이 2할9푼7리로 좋은 편이다. 타점도 5개를 수확했다. 이는 팀 내에서 이재원(7타점)에 이어 가장 많은 수치다.
민병헌(두산)과 함께 리그의 ‘강한 1번 타자’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김강민은 OPS(출루율+장타율)가 0.963에 이른다. 출루도 출루지만 장타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출루에 지나치게 연연해 소극적으로 변하기보다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 결과 벌써 7개의 홈런을 쳐내며 팀 내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도루도 벌써 12개나 성공시켰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생애 최다 홈런·도루 기록은 확실시되고 20-20 클럽 진입 가능성도 높다.
조동화 역시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타율은 2할7푼8리로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지만 11번의 희생번트, 그리고 3번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기록 이상의 순도 높은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득점권 상황에서도 비교적 강했다. 올 시즌 조동화는 4할1푼5리의 득점권 타율을 기록해 기회 때는 해결사 임무까지 수행하고 있다. 도루는 팀 내 최다인 14개다. 전반적으로 기동력이 예전만 못한 SK에서 분투하고 있다.
두 선수의 이런 활약이 계속된다면 SK 타선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3번 타순에는 이재원이 버티고 있고 루크 스캇도 서서히 감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부진 속에서도 득점권에서 강했던 최정이 제 컨디션을 찾고 돌아온다면 테이블세터의 분투가 좀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구조다. 올 시즌 종료 후 나란히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갖는 두 선수가 SK의 반등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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