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잡은 3인’ 최정 빈자리를 노려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21 10: 30

내야의 거목이 빠져 나갔지만 이는 다른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간 1군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SK의 신진급 내야수들이 3루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기세다. 올 시즌 성적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봤을 때도 이들의 활약은 중요하다.
5월 들어 2승12패에 그치며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SK는 설상가상으로 팀 내 중심타자이자 부동의 3루수인 최정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 최정은 현재 어깨와 허리 상태가 썩 좋지 못한 상황이다. 그간 통증을 참고 뛰었지만 더 이상은 힘들다는 판단 하에 지난 17일 2군으로 내려갔다. 차도도 더딘 편이다. 열흘 후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아직 통증이 가시지 않아 퓨처스리그 출장도 하지 못했다. 예상보다 결장 기간이 길어질 확률이 높아졌다.
결국 최정이 돌아올 때까지 그 빈자리를 누가 메우느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3루 백업 수비를 봤었던 주장 박진만도 부상으로 빠져 있는 가운데 홍명찬(27) 신현철(27) 안정광(25)이 현재 1군 엔트리에서 3루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그간 주전 선수들에 밀려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정이라는 확실한 주전 선수가 부재중인 만큼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는 평가다.

한서고 시절 고교 최고의 내야수 중 하나로 손꼽혔던 홍명찬은 예상보다 성장세가 더뎠던 편이다. 다만 기본적인 타격 재능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여전한 기대주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율 3할7푼9리를 기록하고 1군에 올라왔다. 안정광은 입단 당시 펀치력이 있는 내야수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2011년과 지난해 1군에서 총 21경기에 나왔고 최정의 부상이라는 비상 시국에서 1군에 올라왔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신현철은 세 명 중 1군 경기 감각이 가장 낫다. 내야 포지션을 두루 볼 수 있는 활용성도 주목받는다.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SK의 미래 전력 육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이 기회를 헛되이 날릴 수 없다. SK는 최근 몇 년간 최정이라는 확실한 3루수가 버팀에 따라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당장 믿을 만한 백업 3루수도 없는 것이 SK의 현실이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최정의 공백이 생겼고 이들에게 경험을 쌓을 만한 여건이 형성됐다. 여기에 최정은 올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SK는 무조건 잡는다는 각오지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최정이 빠지면 당장 이 선수들이 내년 핵심 전력이 되어야 한다.
관건은 수비다. 어차피 공격에서 큰 기대를 하는 선수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은 1군 선수들의 공이 낯설 법도 하다. 결국 팀에서 기대를 하는 것은 안정적인 수비력이라고 볼 수 있다. 세 선수 모두 수비에서 그렇게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은 아니다. 부담감도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위축된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뭔가 남는 것이 있어야 하는 SK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