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령, 40대 여배우의 이유있는 전성기[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5.21 08: 00

SBS 드라마 '야왕'에선 대기업 회장의 장녀로, '상속자들'에선 대기업 회장의 두 번째 부인으로. 배우 김성령은 브라운관에서 늘 화려했다. 으리으리한 저택이 그의 집이었고 일반인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가방과 옷, 장신구들을 으레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럭셔리 사모님'이 돼가던 김성령이 스크린에선 담배를 입에 물고 남자와의 싸움도 거침없이 하기 시작했다. 영화 '표적'에서 여형사로 변신한 그는 그간 우리가 봐왔던 사모님이 아닌, 거친 삶을 살아가는 형사로 변신했다.
거기에 어색함은 없었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서 '화려한' 이미지가 강했던 그였지만 거친 욕을 자연스럽게 하고 남자와 싸움도 거침없이 하는 모습도 김성령은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그 결과 '표적'이 관객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부터 김성령에 대한 칭찬이 줄을 이었다.

갑작스런 변신에 불안했던 건 정작 본인이었다. 하지만 감독에 대한 믿음 하나로 촬영을 이어나간 그는 결국 달콤한 열매를 따먹게 됐다. 덕분에 럭셔리 이미지가 아닌 좀 더 다양한 캐릭터도 그에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과감한 변신이 그에게 '제2의 전성기'를 오게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다음은 김성령과의 일문일답.
- 칸 영화제를 찾은 소감이 궁금하다.
▲ 아직 실감은 안 난다. 실감이 안 난다고 이야기하면 칸 영화제에 다녀오셨던 분들이 가면 다르다는 걸 많이 느낄거라고 이야기하더라. 사실 유럽은 여행도 잘 오기 쉽지 않은 곳이지 않나. 오니까 좋긴 좋더라.
- 이번 '표적'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게 됐다.
▲ 내 역할이 스토리상에서 반전을 일으키는 역할이기 때문에 스토리만 생각했지 캐릭터가 이렇게 사람들한테 좋은 반응을 얻을 진 몰랐다. 물론 기대는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도 반응이 나쁘지 않더라. 특히 조은지 배우하고 같이 했던 것들이 여성 관객분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것 같다. 여자도 형사 등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좋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내가 이 역할을 잘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댓글들을 봤더니 두 여자만으로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는 글도 봤는데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남자 형사 이야기만 있지 여형사는 없지 않나. 여형사 이야기도 만들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 그간 이미지가 한정돼 있었다. 변신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 제작사 대표님한테 감사한게 영화를 내게 제의 했을때 '내가? 내가 이런 역할을?' 생각했다. 나한테 맞을까 했는데 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한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선입견 버리고 한 번 해보자 도전을 했다. 그렇지만 사실 불안하긴 했다.찍는 동안 창감독한테 많이 의지했다. 연기에는 정답은 없겠지만 맞는지 틀리는지 확신 없을때 감독님을 믿고 의지했다. 믿고 했더니 칸에 왔네(웃음). 
- 제2의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 사실은 내가 계획한다고 되는 일들이 아니지 않나. 칸을 바라보고 이 영화 출연을 결정한 것도 아니었고 사람 일이라는 건 모르는 것 같다. 요즘 들어서 김희애 씨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40대 여배우들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은데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작품을 만나지 못하면 전성기를 누릴 수 없다. 나는 운이 좋게도 '추적자'부터 '야왕', '상속자들' 드라마에서 계속 역할도 잘 만났고 작품도 잘 만나서 작품이 좋다보니까 나한테 전성기가 온 것 같다. 모두 다 작품 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좋은 작품을 만나기 위해서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여자는 결혼이나 육아를 하게 되면 중간에 일을 그만 둘 수도 쉴 수도 있는데 끝까지 버티고 작품을 하니까 이렇게 좋은 일도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웃음). 그런데 요즘 많이 바빠서 힘들다. 내 나이에 체력이 달린다. 요즘 드라마 끝나고 연극 선택을 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감사할 따름이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 조금 더 다양해질 거라는 생각은 든다. 요즘 들어오는 시나리오를 보면 조금 더 다양해졌다. 전에는 미스코리아 출신이고 예쁘고 럭셔리한 이미지에서 못 벗어났는데 '표적' 덕분인지 극 중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해서 그런지 드라마도 영화도 전에는 들어오지 않았던 역할들이 들어오는 것 같다.
- 멜로 욕심은 없나.
▲ 멜로는 들어오면 좋지만 멜로를 하기 위해서 찾아다닌다거나 그걸 기다린다거나 하진 않는다. 부럽긴 하다(웃음). 하지만 꼭 그걸 해야겠다는 생각은 진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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