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템의 젠부샤쓰] '롤챔스 결승, 다데의 검 vs 세이브의 창'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4.05.21 10: 22

지난 오프라인 2차예선전 부터 숨가쁘게 달려왔던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스프링 2014시즌이 드디어 결승전만을 남겨놨습니다. '다데' 장군으로 돌아온 아니 '검객'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배어진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 블루와 만년 8강 탈락팀에서 드디어 강자로 자리매김한 나진 실드가 봄의 제왕을 노리고 있습니다.
삼성 블루와 나진 실드, 두 팀은 오는 2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9홀에서 5전 3선승제 결승전을 치르는데요. 비시즌 강자에서 시즌 강자로 자리를 굳히려는 블루와 '이걸 나진이'에서 '역시 나진은'으로 이미지 면모에 성공한 실드. 롤챔스의 마지막 주인공은 어느 팀이 될지 궁금해집니다.
온게임넷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이 그의 막힘없는 시각으로 돌아보고 앞으로 경기도 내다봤습니다. 열 한 번째 클템의 젠부샤쓰를 만나보시죠. [편집자 주]

 
- 그동안 아쉬운 사연들로 가득했던 삼성 블루와 나진 실드 두 팀이 우승이라는 영광스러운 한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칩니다. 팀의 전신인 MVP 시절부터 오존에 가려져 있던 블루나 나진 엠파이어 시절 영광 보다는 소드의 그림자 역할에 만족해야 했던 실드의 한 판 승부는 좀 처럼 예측하기 쉽지 않은데요. 전체적인 결승전 예상을 부탁드립니다.
▲ 사실 두 팀 모두 롤챔스 결승전이라는 자리에 올라오기까지 우여곡절도 정말 많았을 것이고, 눈물 젖은 치킨도 많이 먹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팀이 생긴 지는 오래되었지만 그동안 성적을 못 냈었기 때문이죠. 소위 잘나가는 형제 팀의 그림자에 가려져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팀들이지만 성공적인 리빌딩과 포기하지 않았던 노력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올라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승패를 예측하기에 앞서 두 팀의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분명 기존의 주류 팀 간의 대결은 아닐지라도, 힘든 역경을 뚫고 올라온 한편의 소년만화를 보는 느낌이며, 앞으로의 LOL판의 새로운 미래를 연다는 점에서 정말 의미 있는 매치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결승구도에 대하여 말해볼 텐데 쉽고 재미있게 야구로 한번 비유해 보겠습니다. 언제나 한방이 있는, 홈런을 칠 수 있는 에이스 4번 타자는 다데와 세이브며 그 뒤를 커버해주는, 그러면서도 뒷심이 있는 5번 타자는 데프트와 꿍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3명은 안정적이면서도 든든한 수비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두 중요한 선수임에는 분명하겠으나 어느 팀의 4번 타자가 먼저 홈런을 치는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실드나 블루의 승리패턴을 보면 다데나 세이브가 주도적으로 플레이해서 큰 득점을 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가 플레이하는 챔프 폭이 아주 넓지는 않고 어느 정도 스타일이 드러난 상황이라 밴픽이 굉장히 중요할 것으로 보이네요.
승패를 예상해보자면 저는 블루가 이길 것 같습니다. 실드의 최대 장점은 ‘끈질김’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다데가 실드의 그런 끈질김을 베어버릴 것 같기 때문입니다. 왠지 모르게 캐리할 것 같다고 할까요? (팬심이 들어간 분석.) 만약 실드가 이긴다면 블라인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길 것 같네요.
- 이번 결승전의 다른 볼 거리 요소는 바로 '다데' 배어진입니다. 그동안 앞서도 이현우 해설이 짚어주셨지만 배어진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좁은 챔피언 폭이 이번 대회를 통해서 S급 중단 공격수(미드 라이너)로 위치를 굳혔는데요. 과연 실드가 블루를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택해야 할까요?
▲ 간단하다고 봅니다. 블루의 핵심선수인 다데는 전형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챔피언들을 주로 다루고 굉장히 잠재력이 큰 선수이므로(다른 말로는 챔피언, 상황에 따라 기복이 큰 선수) 밴픽 단계에서 집중 견제를 해주고 다른 라인에서 굳건히 버텨주면 됩니다. 그러면 다데가 알아서 자멸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죠.
반대로 블루는 야스오, 트페같은 다데가 하드캐리할 수 있는 챔프를 중요한 순간에 가져 올 수 있게 판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쉽게 말해 실드가 다데에게만 픽밴을 집중할 수 없게끔 다른 라인에서 임펙트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거나 필살기를 준비한다면, 자연스럽게 다데에 대한 마크가 풀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챔피언 폭이 그리 넓지는 않은 다데의 약점이 어느 정도 보완이 되겠죠.
- 블루에 다데가 있다면 실드에는 '꿍' 유병준이 있죠. 유병준은 인기 만화였던 드래곤볼의 사이어인 처럼 경기를 거듭할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피지컬 뿐만 아니라 상황판단 능력까지 모두의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유병준의 장점과 단점을 말씀해주신다면요.
▲ 유병준의 최대 장점은 다른 것보다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족을 하지 않고 끊임없이 본인에게 채찍질을 거듭하기에 말씀하신 전투를 거듭할 때마다 강해지는 사이어인에 비견될 만큼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겠죠. 챔피언폭, 라인전, 한타, 상황판단 등 미드로서 필요한 여러 요소를 생각해볼 때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대단히 뛰어난 미드라이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아직까지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한 부족한 경험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 결승전에서 우승까지 한다면,그야 말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격이라고 볼 수 있겠죠.
 
- 그동안 공격형 정글러의 대명사였던 조재걸 역시 소드에서 실드로 연착륙에 성공했죠. 배어진과 조재걸은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할 경우 누가 되든 롤챔스 역사상 최초 두 팀에서 우승을 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박정석 나진 감독은 조재걸을 실드로 옮길 당시 팀에 색깔에 잘 어우러질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정글러 출신으로 조재걸에 대한 이현우 해설의 생각은요.
▲ 제가 생각할 때 와치의 컨디션을 그래프로 나타내보자면 데뷔해서 무난히 상승곡선을 타다가 12윈터 결승전에서 프로스트를 잡고 우승을 할 때 정점을 찍었고(3연짜오로 저를 매섭게 찢었던 흑흑.) 그 이후에 계속해서 하향세를 탔다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실드로 팀을 옮기며 잘 융합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다시 컨디션이 상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실드는 목적지를 알고(우승) 그 곳까지 갈 수 있는 튼튼한 다리는 있었지만(항상 노력하며 부족함이 없는 라인업) 어떻게 목적지까지 갈지는 몰랐던 것 같습니다. 제일 필요했던 그 방법을 롤드컵 2회 참가, 롤챔스 우승자출신의 와치가 합류하며 팀에 알려준 것이죠.
플레이적으로 보자면 와치는 굉장히 화려한 캐리형정글러는 아닐지라도 팀에 필요한 것을 정확히 이해하며 항상 1인분이상 해주는 안정감 있는 정글러라고 생각합니다.
주연이 많으면 영화가 산으로 가며, 주연이 빛나기 위해선 명품 조연이 필요합니다.
역대 우승팀들을 살펴봐도 정글러는 주연보다는 조연이 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효과적이며 그런 점에서 와치는 실드라는 영화를 대박 낼 명품조연으로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연이 누가 될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하하
항상 와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강타가 약점이죠!!!”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가 와치의 뛰어남에 대한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타싸움은 반반, 운이니까요. 모든 면에서(얼굴포함) 완벽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와치이기에 하늘이 시기해서 일까요? 운은 잘 따르질 않는 편 같군요.
어찌되었건 와치나 다데 둘 중 누가 승리하든 또 하나의 기록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정말 흥미가 갑니다. 한 번도 하기 힘든 우승을 팀을 바꿔서하다니요? 이번에 이기는 선수에게 감히 우승청부사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고 싶습니다. 모두 파이팅하세요!!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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