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홍수현을 한 꺼풀 벗겼더니 새로운 모습이 나왔다. 노출 연기가 아니다. 여배우라는 딱딱한 이름 안에 숨어있던 진짜 홍수현이다.
홍수현은 지난 4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SBS 예능프로그램 '룸메이트'에 출연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홍수현은 진짜 자신의 모습을 내보이고 있다. 억지로 털털하게 보이려 한다거나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하려 하지 않는다. 홍수현에게 기대하지 못했던 반전이 바로 이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나오고 있다.
'룸메이트'의 첫 방송 당시 홍수현은 누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꽃미남 홀릭'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의 레이더망에 들어온 꽃미남은 서강준, 박민우. 홍수현은 TV를 보는 모든 누나들을 대신해 그들을 누나의 흐뭇한 눈으로 바라봤다. 남자들의 마음을 훔치기만 할 것 같았던 홍수현의 능청스런 변신은 그에게 '홍누나'라는 캐릭터를 선물했다.

홍수현은 같은 방에서 생활하는 나나와도 심상치 않은 여여(女女)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나나와의 첫 만남에서 그는 사실 나나를 향해 그렇게 환영의 눈빛을 보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 그는 방송 중 "첫인상이 되게 도도하면서 좀 다가가기 쉽지 않은 얼굴이었다. 어떻게 친해져야 하나 조금 막막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기우였다. 홍수현은 언제 그랬냐는 듯 나나와 밤에 먹는 치맥, '까탈레나' 댄스 전수 등 진짜 룸메이트와 같은 호흡을 선보였다.
이렇듯 밝은 모습만 등장한 것은 아니다. 홍수현은 나나의 고충을 듣고 함께 공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20대 초반에 연기하면서 힘들었을 때, 그리고 나나도 아이돌 하면서 힘들 것을 생각하니까 몰입이 됐다. 동생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또 다른 홍수현의 속내를 드러냈다.
이런 홍수현에게 시선이 쏠리는 그의 계산되지 않는 행동 때문이다. 여배우의 이미지를 생각했다면 서강준, 박민우를 향해 흐뭇한 눈빛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고, 나나의 첫인상에 대해 그리 솔직하게 이야기하지도 않았다. 홍수현은 촬영을 떠나 진짜 룸메이트가 생긴 듯 자연스레 이에 적응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제작진 또한 홍수현에게 주목하고 있다. 당초 그가 예능인으로서 부각되지 않은 캐릭터임에도 방송을 거듭할수록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해 '룸메이트'의 박상혁 PD는 "홍수현의 캐릭터 변화가 흥미롭다"며 "제일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인데,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며 색다른 모습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mewolong@osen.co.kr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