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드컵중계, 왜 이례적 ‘3인 체제’ 택했나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5.21 16: 56

MBC가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에서 김성주-안정환-송종국이 함께 중계를 하는 ‘3인 체제’를 택했다. 스포츠 중계는 보통 캐스터와 해설위원 두 사람이 함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진행하는 ‘2인 체제’가 일반적. 때문에 이번 ‘3인 체제’ 결정은 MBC가 이번 월드컵 중계에 기울이는 관심이 얼마만큼 큰 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MBC 측은 21일 김성주 캐스터와 안정환, 송종국 해설위원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공동 중계에 나서는 사실을 알리며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 3인방은 대한민국 조별리그 3경기와 관심도가 높은 주요 경기 중계를 맡게 된다”라고 전했다.
2014 MBC 브라질 월드컵 중계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중계진은 김성주, 송종국, 안정환 3인을 비롯해 김정근, 허일후, 김나진 MBC 아나운서, 전문 축구 해설가 서형욱 등이다. 이들은 지난달 제주도 한라산을 함께 등반하며 MBC 월드컵 중계 부활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7인의 중계진 중에서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이들은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이다.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에서 김성주를 중심으로 각각 1기, 2기 멤버로 활약한 송종국과 안정환은 자녀들과의 여행을 떠나 보여주는 자상한 아빠의 모습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각각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화려한 활약을 보여줬던 공격수와 수비수기도 해 MBC 중계진으로 함께 한다는 사실을 알려지면서부터 비교의 시선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당초 MBC 측은 월드컵 중계진의 구성에 대해 '3인 체제'와 '2인 체제'가 모두 가능하다고 귀띔한 바 있다. 결국 선택한 것은 '3인 체제'다. 이는 이번 월드컵에서 치열하게 진행될 각 방송사 별 중계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각 방송사별 중계전쟁은 지난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도 보여 졌듯 매우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각 방송사별 중계의 성공 여부는 시청률 뿐 아니라 방송사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 가운데 MBC는 지난 2006년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중계를 하게 된 상황. 그 사이 월드컵 뿐 아니라 프리미어 리그 중계권을 갖고 있던 SBS는 월드컵 해설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고 배성재 아나운서-차범근 감독이라는 뛰어난 콤비를 배출했다.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대중적 인기가 높은 안정환-송종국을 따로 떼놓기보다 한 데 묶는 것이 유리하다. 더불어 안정환-송종국이 축구 해설에서는 비교적 초보라는 점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또 각기 해설에서 다른 장점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기에 함께 한다면 더 풍성한 중계가 될 수 있으리라는 노림수도 보인다.
이례적인 선택을 한 MBC 중계는 과연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2002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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