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불신이 빚은 선수단 철수와 김응룡 퇴장 불상사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5.21 22: 01

프로야구 심판은 욕을 먹는 직업이라지만 최근 선수단과 심판 간의 사이가 점점 차가워지고 있다.
김응룡 한화 감독은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4-2로 앞선 6회말 2사 2루 수비 과정에서 대타 윤석민의 타구가 페어 판정을 받자 격하게 분노했다. 김 감독은 오후 8시 53분 선수단 철수 명령을 내리면서 올 시즌 1호이자 개인 통산 6번째 감독 퇴장을 당했다.
이날 판정은 중계 카메라 슬로 비디오로도 페어인지 파울인지를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애매했다. 심판 눈으로는 더욱 확인하기 어려울 터. 이것을 모를리 없는 베테랑 김응룡 감독이 최근 유례없이 거칠게 항의한 것에는 한 점차 추격점이었다는 것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었다.

한화는 전날(20일) 같은 장소에서 4회말 김민성이 홈플레이트를 밟지 않았으나 세이프로 인정받은 뒤 패했다. 이날 명확한 오심으로 피해를 입은 바로 다음 날 예민한 판정이 나오면서 한화 벤치의 감정이 격해졌다. 김 감독은 21일 경기를 앞두고 "심판의 위치가 나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날은 별다른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던 김 감독이지만 이날은 팀이 한 점차로 추격당하는 적시타로 이어지자 격하게 분노했다. 최근 잇단 오심 판정으로 프로야구계 전체가 예민해져 있는 가운데 김 감독이 퇴장을 불사하는 항의를 하면서 경기는 약 11분간 중단됐다.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매 주 한 번씩은 오심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 프로야구 감독은 "오심이 예전에 비해 크게 화제가 되고 중계 화면에도 자세히 잡히면서 심판들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더 많은 오심이 나오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에서 부담이라는 이유만으로 용인될 수 있는 것은 없다.
두산 오재원은 11일 잠실 삼성전에서 6-0으로 앞선 6회 1사 상황에서 3루 땅볼을 치고 1루로 달렸으나 아웃 판정을 받았다. TV 느린 그림상으로는 세이프였다. 오심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세이프라고 항변한 오재원과 이영재 1루심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계속해서 심판과 선수단의 마찰이 일어나는 가운데 한국 프로야구 최고령 감독인 김응룡 감독이 결국 폭발했다. 김 감독이 퇴장을 불사하면서까지 선수단을 철수시킬 만큼 예민해진 프로야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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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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