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의 짐, "홈런 하나가 정말 오래 걸렸네요"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5.22 10: 40

모두가 꿈꾸는 만루 홈런을 날리고 온 4번 타자의 얼굴은 후련해보였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김태균(32)은 지난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팀이 5-4로 앞선 9회초 1사 만루에서 우월 쐐기 만루포를 쏘아올렸다. 지난달 11일 대전 넥센전 이후 40일 만의 홈런. 김태균의 만루포로 달아난 한화는 9회말 넥센의 추격을 이겨내고 9-7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만난 김태균의 첫 마디는 그 동안 그가 가졌던 부담과 압박을 느끼게 했다. "홈런 하나 나오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고 말문을 연 김태균은 "계속 홈런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었다. 코치님들과 전력분석팀에서도 (홈런이) 곧 나올 것 같다고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올 시즌 35경기에서 129타수 46안타 타율 3할5푼7리, 장타율 4할6푼5리, 출루율 4할5푼1리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데다가 득점권 타율 4할6푼5리로 4번타자로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그가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것은 딱 하나, 바로 그 동안 1개에 그쳤던 홈런 때문이었다.
김응룡 한화 감독은 지난 20일 김태균을 가리키며 "홈런 하나보다는 득점권에서 잘 쳐주는 게 중요하다"고 감쌌지만 김태균 스스로도 홈런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 손등 통증, 봉와직염 등 부상을 안은 것은 차치하고 스윙폼도 계속 마음에 들지 않아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그였다.
최근 김태균의 장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뚜렷한 사실이다. 김태균은 무려 2003년부터 한국에서 9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으나 2008년 31홈런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홈런이 감소하고 있다. 올 시즌 역시 37경기 2홈런의 페이스로는 두자릿수 달성도 쉽지 않다.
김태균에게 무조건 홈런 만을 바랄 수는 없지만 4번타자라면 모름지기 한 방의 힘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야구팬들의 마음. 김태균 역시 그 바람을 잘 알고 있어 더 힘겨운 40일이었다. 김태균이 그간의 고민과 노력 끝에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임팩트 있는 만루포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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