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리옹전에서 얻은 희망차고 뜻깊은 두 가지 의미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5.22 06: 25

전북 현대가 프랑스 명문 올림피크 리옹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희망차고 뜻깊은 두 가지를 챙겼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지난 전북은 지난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자동차 초청 친선경기 리옹과 홈경기서 한교원과 이재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7월 리옹에서 열린 친선경기서 1-2로 패배했던 전북은 이날 승리로 패배의 아픔을 되갚아주는데 성공했다.
완벽한 승리였다. 리옹의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전북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리옹을 괴롭혔다. 리옹은 경기의 주도권을 전북에 내준 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슈팅 횟수만 보더라도 전북은 22개, 리옹은 8개에 그쳤다. 전북이 리옹의 골문을 얼마나 두들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북은 리옹전서 시즌 초의 완벽했던 모습을 다시 되찾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수비라인이 시즌 처음으로 가동된 이주용-이강진-최보경-최철순 라인이었음에도 강력한 압박과 단단한 수비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또한 리그와 변함 없이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정신적으로 안정된 모습도 보였다.
선수들이 뭉친 덕분에 전북은 최근 부진을 떨쳐냈다. 전북은 최근 4경기서 1무 3패를 기록하며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었다. K리그 클래식 순위 싸움에서는 1위 포항 스틸러스와 승점 차가 4점으로 벌어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6강 탈락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그 아쉬움은 잊게 됐다.
무엇보다 분위기 반전으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단순히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니다. 프랑스는 물론 유럽에서 명성이 높은 리옹을 꺾었다는 사실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다. 이런 자신감은 몇몇 선수뿐만 아니라 전북의 모든 선수들이 갖게 됐다. 후반기를 준비하는 전북으로서는 이런 자신감은 든든하기만 하다.
다른 하나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의 소득이다. 당초 전북은 리옹과 친선경기를 25일로 계획했었다. 주말의 경우 가족 단위의 관객이 경기장에 찾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에 출근하는 등 업무를 소화하는 사람이 적은 만큼 많은 관중을 모을 수 있는 점이 전북으로서는 최상의 날짜였다.
하지만 그 계획은 무산됐다. 리옹측의 요청에 따라 주중인 21일 수요일에 경기가 열리게 된 것. 전북 사무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단순히 리옹과 경기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북은 관중이 많이 올 수 있게끔 다양한 아이디를 짜냈다. 대표적으로 수도권의 경기장과 다르게 경기 후 귀가 방법이 없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의 특성을 이해, 귀가 버스를 대대적으로 운행했다.
이외에도 이철근 전북 단장이 전주 외 지역의 학교들을 직접 방문해 리옹과 친선경기에 대해 알리고 다녔다. 단장이 직접 뛰어가며 경기에 대해 알리는 만큼 일반 직원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획기적인 방법은 물론 일반적인 방법을 동원해 관중 끌어 모으기에 나섰다.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연령층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평일에는 매우 많은 수준인 1만 7812명의 관중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이번 시즌 평균 관중 2만명 동원을 노리는 전북에 희망적인 소식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퇴근을 하지 못했을 시간인 오후 7시에 경기가 시작됐음에도 평소 주말 경기를 웃도는 숫자의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았다는 것은 전북이 그 이상의 관중을 동원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전북으로서는 막연하기만 했던 평균 관중 2만명의 목표가 이제는 현실적인 목표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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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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