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갑'으로 불리는 배우 김명민이 다시 한 번 묵직한 연기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시청자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부터 기억을 잃고 멍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 또 달라진 모습으로 정의를 위해 법정에 선 현재까지 '연기 본좌'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알찬 연기를 보여줬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극본 최희라, 연출 박재범 오현종) 7회에는 김석주(김명민 분)가 박동현(이정헌 분)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정혜령(김윤서 분)의 무죄를 입증하는 내용이 담겼다.
석주가 혜령의 변호를 맡겠다고 나서자 로펌 대표 차영우(김상중 분)는 이를 반대했다. 바로 박기철(고인범 분) 회장으로부터 압박이 들어왔고, 로펌은 맡았던 사건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했다. 위기와 동료 변호사들의 비난에도 석주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지윤(박민영 분)과 함께 차근차근 혜령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를 찾아 나섰다.

기억을 잃고 달라진 석주는 사직서를 내고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혜령의 죄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려고 했다. 결국 석주는 새로운 용의자를 밝혀내는 동시에 지윤과 함께 혜령의 살인 누명을 벗겨줄 수 있었다. 종종 차갑고 냉철한 모습이었지만 달라진 석주의 모습에 그를 바라보는 지윤의 눈빛도 변하기 시작했다.
극 초반 김명민은 차갑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극을 압도했다. 승소를 위해서라면 피해자의 인격 살인도 서슴지 않는 냉정하고 잔인한 변호사였다. 피도 눈물도 없이 성공만 보며 앞으로 향하는 석주의 모습은 김명민으로 인해 입체적으로 표현됐다.
이후 갑작스러운 사고로 기억을 잃은 석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다소 우스꽝스러웠지만 뛰어난 두뇌는 여전했고, 이전의 석주보다 친근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김명민은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를 특유의 묵직한 연기로 표현했고, 폭넓은 감정 연기로 '연기 본좌'임을 입증했다.
혜령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또 한 번 변화를 맞았다. 냉철한 변호사와 정의를 위해 싸우는 변호사 두 가지 모습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었다.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다소 불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증인을 설득하는 모습은 과거의 석주가 떠올랐지만, 그의 마음이 변했듯 눈빛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느껴졌다. 김명민은 이를 작은 손짓, 눈빛, 얼굴의 움직임과 행동으로 섬세하게 연기해냈다. 안방극장 복귀전부터 높아졌던 시청자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남을 만큼 김명민의 묵직한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매회 실망 없는 연기로 시청자를 집중시키고 있는 김명민의 다음 활약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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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