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삼성, 토종 에이스 킬러로 거듭나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5.22 06: 07

연승 질주 중인 투수들은 긴장 좀 해야 할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가 '연승 브레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제 아무리 잘 나가는 투수들도 삼성만 만나면 고개를 떨구기 일쑤다. 유희관(두산)과 장원준(롯데) 등 국내 정상급 좌완들도 삼성에 덜미를 잡혀 연승 행진의 마침표를 찍었다.
유희관은 지난 9일 잠실 삼성전서 시즌 첫 패를 떠안았다. 이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유희관은 6⅔이닝 11피안타(4피홈런) 1볼넷 1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전 통산 성적 3승 1패 평균자책점 2.29로 강한 면모를 드러냈던 유희관은 삼성의 일격에 고개를 떨궜다. 지난달 6일 잠실 KIA전 이후 4연승 마감. 평균자책점도 1.91에서 3.12로 상승했다.
박석민은 유희관을 상대로 시즌 4,5호 대포를 가동했고 야마이코 나바로와 최형우 또한 손맛을 만끽했다. 이날 유희관은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로 들어오는 실투가 다른 경기에 비해 눈에 띄게 많았고, 삼성 타자들은 높은 공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삼성이 유희관을 상대로 만들어낸 4개의 홈런은 모두 높은 공에서 비롯됐다.

장원준 또한 마찬가지. 장원준은 21일 포항 삼성전서 5이닝 6실점(7피안타(3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으로 올 시즌 처음으로 고배를 마셨다. 이날 패배로 2011년 9월 13일 대구 삼성전 이후 연승 행진을 '9'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장원준의 총투구수 107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6개. 직구 최고 146km까지 전광판에 찍혔다. 그리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던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피홈런 3개에 불과했던 장원준은 홈런 3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장원준은 4회 이승엽과 이지영의 우월 솔로 아치(비거리 120m)에 이어 5회 2사 1,3루에서도 이승엽에게 우월 스리런을 얻어 맞았다. 장원준은 1점차 앞선 5회 2사 3루서 박석민을 고의 4구로 출루시키고 이승엽과의 승부를 선택했다. 독기를 품은 이승엽은 장원준의 5구째 커브를 잡아 당겨 120m 짜리 우월 3점 아치로 연결시켰다.
삼성은 롯데를 7-5로 꺾고 13일 대구 한화전 이후 7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반면 롯데는 '장원준 등판=승리' 공식이 깨지고 말았다. 이승엽은 "박석민을 피하고 나를 선택해서 자존심이 상했다"며 "오기가 생겨 안타든 홈런이든 무조건 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야구인은 "삼성이 워낙 강해 상대 투수들이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만 하면 투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저승 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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