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오리올스 윤석민(28)이 트리플A 시즌 9번째 등판에서 타구에 왼쪽 무릎을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치고 있던 그에게 또 한 번 예기치 못한 불운이 덮쳤다. 정말 지독한 불운이다.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 소속돼 있는 윤석민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BB&T 볼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 샬럿 나이츠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2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평균자책점도 7.00에서 6.75로 낮췄다.
경기 초반부터 쾌조의 피칭을 펼쳤다. 1회 마이카 존슨을 2루 땅볼, 카를로스 산체스를 유격수 내야 뜬공, 조쉬 페글리를 투수 땅볼 잡고 공 8개로 가볍게 삼자범퇴한 윤석민은 2회에도 첫 타자 조던 댕크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2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맷 데이비슨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맞고 첫 실점했다. 시즌 7번째 피홈런. 하지만 앤디 윌킨스를 우익수 뜬공, 블레이크 테콧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홈런 이후에도 흔들림없이 막아냈다.
3회에도 고키스 에르난데스를 3루 땅볼 처리한 윤석민은 자레드 미첼과 존슨을 각각 헛스윙-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했다. 4회 역시 산체스를 2루 땅볼, 펠그리를 헛스윙 삼진, 댕크스를 1루 땅볼로 잡고 공 7개로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나갔다.
4회까지 1피안타 1실점 쾌투. 그러나 윤석민은 5회 첫 타자 데이비슨의 타구에 왼쪽 무릎을 맞고 쓰러졌다. 결국 닉 에디턴으로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데이비슨의 타구는 바운드없이 직격으로 윤석민의 왼쪽 무릎을 강타했다. 워낙 강하게 맞아 윤석민의 무릎을 강타한 공이 1루 덕아웃으로 빠르게 굴절됐다. 타구를 맞은 후 자리에 주저앉은 윤석민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아 힘겹게 다리를 절뚝이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이날 윤석민의 총 투구수는 47개로 굉장히 관리가 잘 이뤄졌기에 더욱 아쉬운 부상이다. 게다가 노포크가 7-1로 여유있게 리드하고 있어 5회만 채우면 선발승이 가능했다. 윤석민으로서는 시즌 최다이닝과 선발승을 눈앞에서 앗아가는 부상 불운에 울어야 했다. 윤석민이 남긴 주자 1명도 구원 에디턴이 볼넷 2개와 내야안타로 실점으로 연결시킨 바람에 실점도 2점으로 불어났다. 어쩜 이렇게도 안 풀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운이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부상 상태가 심각한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윤석민은 다리에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민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부상 사진을 실은 뒤 "럭키!"라며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음을 암시했다. 다만 "아마 내일되면 부기와 멍이 엄청 커질 듯"이라고 덧붙여 통증 자체는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정밀검진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악의 상황은 넘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는 노포크가 10-3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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