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좌완투수 류현진(27)이 복귀전에서 호투를 펼치며 무사귀환을 알렸다.
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전에 선발로 등판, 6이닝 9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4회를 제외하고 계속해서 주자를 내보냈지만 병살타 2개를 잡아내며 상대 타선을 봉쇄하는 노련한 피칭을 보여줬다. 다저스는 4-3으로 승리를 거뒀고 류현진은 시즌 4승 째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은 3.00이다.
특히 류현진은 이날 패스트볼 평균구속 91.5마일(약 147km)을 기록했다. 지난달 어깨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른 뒤 24일만에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은 푹 쉰 덕분인지 싱싱한 어깨로 빠른공을 던질 수 있었다. 오랜만에 실전등판을 한 탓인지 실투가 있었지만 구심 스트라이크 존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이 이날 뽑아낸 삼진은 9개로 올 시즌 최다였다. 자신의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탈삼진(2013년 5월 1일 콜로라도전, 12K)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간만에 시원한 탈삼진 쇼를 보여줬다. 구심의 스트라이크 선언 성향을 읽어내고 영리하게 이용하는 피칭이 돋보였다.
구심인 앙헬 에르난데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오심이 잦기로 유명한 심판이다. 작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스트라이크/볼을 잘못 선언한 경우도 21%로 전체 3위에 오를 정도였다. 그래도 이날은 스트라이크 존이 타자 바깥쪽으로 후하긴 했지만 최소한 일관성은 있었다.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바깥쪽 공은 어지간하면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또한 높은 공도 스트라이크를 잘 줬다.
제구가 뛰어난 류현진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바깥쪽 공을 두 번째로 많이 던졌던 류현진은 그 쪽으로는 일가견이 있다. 우타자를 상대한다고 가정하면 바깥쪽 패스트볼을 계속 보여준 뒤 바깥쪽으로 더 빠져나가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식으로 볼배합을 한다.
특히 3회 2사 1,2루에서 커티슨 그랜더슨을 삼진으로 잡아낼 때 류현진의 볼배합은 눈여겨 볼만하다. 3구째 슬라이더가 높게 들어갔는데 다소 높았음에도 에르난데스 구심은 이를 스트라이크로 선언했다. 그랜더슨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고, 류현진은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이번에는 똑같은 코스에 빠른 공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낚았다.
타자들은 볼이라고 생각했던 공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되면 방망이를 내지 않을 수 없다. 류현진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삼진쇼를 펼쳤다. 6회 실투가 투런홈런으로 이어진 것은 아쉬운 장면이지만 류현진은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성공적으로 복귀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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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