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에 대한 우려는 지워도 될 만한 경기 내용이었다. 요약하면 더 쌩쌩한 공으로 돌아왔다. 류현진(27, LA 다저스)이 24일 만의 복귀전에서 승리 이상의 희망을 남겼다.
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6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지며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부상 복귀전이라 무리하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경기 내용에는 긍정적인 요소가 적지 않았다. 여전히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고 어깨 부상에 대한 우려감도 날렸다는 측면에서 귀중한 의미도 있었다.
단순한 피로누적 증상이라고 보는 것이 옳지만 20일 넘게 빠져 있었던 류현진이었다. 시즌 초반 강행군을 치르며 어깨에 무리가 갔다는 설명이 가능했다. 미 현지에서도 큰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어깨 상태는 살펴봐야 한다는 신중한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때문에 이날 류현진은 경기 결과를 떠나 어떤 내용을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했다. 그런데 부상 전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며 어깨 상태에는 문제가 없음을 제대로 증명했다.

에 따르면 류현진의 지난해 패스트볼 계통 평균 구속은 90.3마일(145.3㎞)였다. 올해는 90마일(144.8㎞)로 약간 떨어졌다. 호주 원정 여파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구속 자체만 놓고 보면 시즌 평균보다 더 높았다. 6회까지 메이저리그 게임데이에 잡힌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91.5마일(147.3㎞)에 이르렀다.
최고 구속은 94마일(151.3㎞)에 이르렀다. 3회 승부처였던 그랜더슨의 타석 때 94마일을 던졌다. 전력 투구를 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강한 직구가 그랜더슨을 잡아내는 원동력 중 하나였다. 그 외에도 꾸준히 91마일~92마일 사이의 직구를 던졌고 80마일대 직구는 6회 라이트에게 던진 초구(89마일) 딱 하나에 불과했다.
직구 구속이 올라가다보니 전체적인 변화구 구속도 올라갔다. 이날 류현진의 슬라이더 최고 구속은 87마일(140㎞)에 이르렀다. 류현진의 슬라이더 구속이 올 시즌 들어 다소 올라온 점은 있지만 80마일 중·후반대의 슬라이더를 계속 던지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었다. 구속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류현진의 어깨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기는 충분했다. 푹 쉰 류현진이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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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필드(뉴욕)=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