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리더를 뽑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선거특집 ‘선택2014’의 투표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번 ‘무한도전’ 투표는 선거과정부터 실제 정치 선거를 패러디하며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후보들의 사퇴와 연합, 반목 등이 여러 번 반복됐고, TV토론에서는 대놓고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치는 모습이 우리 사회를 풍자하며 웃음을 줬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의 투표에 누구보다 큰 관심을 보였고 이는 지난 17, 18일 열린 사전투표에 총 8만 3천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입증됐다. 멤버들의 얼굴이 박힌 선거 포스터부터 사전투표에 본투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라는 철저한 시간규정까지 '무한도전'의 선거과정과 투표는 실제 선거와 매우 유사한 모양새를 띄고 있다. 때문에 참여하는 시민들조차 "실제 투표와 비슷하다"며 그 진지함에 웃음을 터뜨릴 정도. 그렇다면 '무한도전'의 투표는 실제 투표와 무엇이 달랐을까. 이를 정리해 봤다.
1. 인증샷 열풍

이날 '선택2014'의 본투표는 서울 여의도 MBC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단 두 곳에서만 진행됐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시민들은 투표장 근처 벽에 붙어있는 후보들의 포스터 앞에서 즐겁게 인증샷을 찍었다.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은 때때로 투표를 마친 후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투표 사실을 알리며 자랑하기도 했다. 단, 투표소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됐다. 여의도 MBC 투표장의 경우, 투표소 곳곳에 '사진을 찍지 말라'는 벽보가 붙어있었으며 진행요원들 역시, "사진을 찍지 말아 달라"며 부탁했다.

2. 나이 불문..고등학생 참가자 잇달아
재밌었던 것은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고등학생들의 모습이었다. 오후 2시 이후부터 눈에 띄게 많아진 고등학생 투표자들은 학교를 끝내고 투표장으로 달려온 듯, 교복을 입고 투표장에 들어섰다. 한 고등학생 참가자는 OSEN에 "TV에서 보고 나도 참여하고 싶어서 왔다. 성인이 되야 할 수 있는 건데 이렇게 먼저 해보니 신기하고 재밌다"며 "미래에 투표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등학생 투표자는 "나는 노홍철을 찍었다"며 "계속 한 사람이 오랫동안 리더 노릇을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나름대로의 생각을 전하기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3. 축제분위기
투표가 이뤄지는 투표장은 작은 축제의 장이었다. 여의도 MBC투표장의 경우 많은 시민들이 투표가 끝난 뒤에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즐거움을 나눴다. 벽보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무한도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늘에 앉아 혹시 멤버들이 오지는 않을지 기다리기도 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한 시민은 "'무한도전'의 광팬이다. 요즘 사람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을 잃고 있는데 '무한도전'은 투표를 더 권장하고 관심을 갖게 만든 것 같다"며 "남자친구와 함께 왔는데 둘 다 이번 투표에 너무 참여해 보고 싶어서 이렇게 오게 됐다"라고 밝혔다.
연예인 투표자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걸그룹 피에스타는 여의도 MBC 투표장에 등장해 직접 투표에 참석했으며 "지방선거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라고 이번 투표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무한도전' 제작진은 투표와 함께 출구 조사를 진행중이다. 검표는 이날 오후 6시 투표가 끝나는대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동검표기와 무한도전선거관리위원회 인력들의 수검표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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