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33, 아인트호벤)이 고향 수원팬들 앞에서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박지성이 소속된 아인트호벤은 22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홈팀 수원 삼성을 상대로 친선전을 치렀다. 지난 14일 현역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의 고별전으로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K리그 휴식기를 맞아 축구에 목말랐던 팬들은 박지성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삼사오오 경기장에 모였다.
경기시작 한 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에 많은 팬들이 모였다. 그 중 박지성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골수팬 몇 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13번 유니폼을 입고 있던 대학생 김다민(21) 씨는 “맨유에 입단했을 때부터 박지성 선수의 팬이 됐다. 박지성 선수가 은퇴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쉽다”고 전했다.

김 씨의 유니폼에는 박지성이 직접 한 사인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사실 언니 유니폼을 빌려 입었다. 맨체스터에 직접 가서 받은 것”이라며 골수팬임을 자처했다.
박지성은 최고의 무대 월드컵 3개 대회 연속골 기록을 가진 ‘한국의 캡틴’이었다. 박지성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입었던 7번 유니폼도 보였다. 15년 동안 박지성을 좋아했다는 문희제(29) 씨는 “2000년 올림픽 대표시절부터 박지성 선수를 좋아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성실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할을 해내는 모습에 반했다”고 털어놨다.
박지성에게 덕담을 부탁하자 그는 “박지성 선수가 한국선수들의 유럽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제2,3의 박지성이 나오길 바란다. 박지성 선수가 고향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서 최선을 다해줬으면 한다”며 남다른 애정을 뽐냈다.

세류초-안양중-수원공고를 거친 박지성은 수원에서 처음 축구경력을 시작했다. 20년 전 중학생이었던 그는 이제 세계적인 선수가 되어 고향에서 선수경력을 마치게 됐다. 팬들은 박지성의 이름을 소중히 간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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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팬 김다민 씨(위)와 문희제 씨(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