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32)가 선발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에서도 좋은 내용을 선보이며 앞으로의 기대치를 높였다. 2경기 연속 불펜 난조로 승리를 날리는 아픔을 겪었지만 가능성을 내비치는 투구였다.
울프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5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압도적인 구위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특유의 땅볼유도능력을 과시하며 만만찮은 NC의 타선을 효율적으로 봉쇄했다. 전완근 부상 후 선발 복귀 첫 경기였던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신고를 마친 울프는 이날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기대치를 키웠다.
전반적인 초반 페이스를 보면 1-0으로 앞선 1회 1실점이 아쉬웠다. 박민우의 기습번트를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송구가 부정확하게 이뤄지며 실책이 됐다. 이후 이종욱 나성범을 내야 땅볼로 잡았으나 이어진 2사 3루에서 이호준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2회부터는 비교적 안정적인 페이스를 이어갔다. 2회와 3회는 땅볼 4개를 유도하면서 각각 삼자범퇴로 마무리했고 4회에도 나성범 이호준을 모두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2사 후 테임즈에게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지만 모창민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4회까지 투구수는 단 43개였다.
5회에는 위기가 있었다. 선두 권희동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대주자 김종호에게 도루를 허용했다. 손시헌 이태원을 땅볼로 잡았으나 박민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것에 이어 도루 허용으로 2사 2,3루에 몰렸다. 그러나 이종욱을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6회에도 선두 나성범에게 좌측 담장을 직접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를 허용해 위기가 시작됐다. 이호준의 우익수 뜬공 때 나성범이 3루까지 가 1사 3루에 몰렸으나 테임즈를 2루 땅볼로 잡았고 모창민의 기습적인 스퀴즈 시도 때는 스스로 공을 잡아 1루에 송구, 모창민을 아슬아슬하게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7회에도 1사 1루 위기에서 대타 박정준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7회까지 85개의 공을 던지며 효율적으로 투구수를 관리한 울프는 8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갔다.
울프는 팀 타선이 8회 1점을 뽑은 덕에 승리투수 요건도 갖췄다. 그러나 불펜이 도와주질 못했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진해수가 무사 1루에서 이종욱에게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맞았고 발 빠른 1루 주자 박민우가 홈으로 들어오며 승리가 날아갔다. 울프는 지난 경기에서도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2-0으로 앞선 6회 마운드를 넘겼으나 불펜이 6회 대거 4점을 내주며 복귀 후 첫 승을 다음으로 미룬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부상 전과 거의 동일한 147km까지 나왔고 주로 사용한 투심패스트볼(최고 147km)의 무브먼트도 좋았다. NC 타선을 상대로 무수한 땅볼을 유도하며 잘 버틴 것도 이 덕이었다. 울프의 특징이 잘 나타난 한 판으로 향후 SK 선발진에는 긍정적인 징조로 남는 호투였다.
skullboy@osen.co.kr
창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