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이 다른 클래스’ 박지성, 더 뛰어도 되겠는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5.22 21: 50

클래스의 격이 달랐다. 박지성(33, 아인트호벤)이 고향팬들에게 월드클래스의 품격을 제대로 선사했다.
수원은 22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인트호벤과의 친선전에서 후반 26분 터진 김대경의 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승패보다 지난 14일 현역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의 고별전으로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선발로 나선 박지성은 총 51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지성의 진가는 촌철살인의 패스에서 나왔다. 운동장 전체를 한눈에 살피는 박지성은 결정적 순간 동료들에게 찔러주는 킬패스가 일품이었다. 

전반 19분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자카리아 바카리가 문전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했다. 슈팅은 골키퍼 정면을 향하면서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박지성은 수비수가 미쳐 예측할 수 없는 반박자 빠른 패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박지성은 전반 21분 바카리의 패스를 받아 문전 앞에서 결정적 찬스를 내줬다. 수비수가 없어 쇄도하는 선수가 발만 갖다 대도 골이 나오는 상황. 하지만 위치선정을 잘한 동료가 없었다. 골이나 마찬가지인 결정적 패스였다. 전반 25분에도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알렉스 샬크가 슈팅을 때렸다. 공은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왔다.
박지성이 연이어 결정적인 공격기회를 만들자 관중석에서 연신 탄성이 터져 나왔다. 축구를 잘 모르는 어린아이가 봐도 한 눈에 박지성이 최고선수라는 점을 알아볼 수 있었다. 아인트호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같이 뛰었던 세계적인 공격수들이 왜 박지성을 최고의 동료로 꼽는지 알만했다.
놀랍기는 프로축구 취재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박지성의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취재석에서도 탄성이 나왔다. ‘은퇴하는 선수 맞아?’, ‘몇 년 더 뛰어도 되겠는데?’라는 농담반 진담반의 평가도 많았다. 실제로 박지성의 기량과 경기력은 현역생활 연장에 큰 무리가 없는 세계적 수준이었다. 다만 일 년 내내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무릎이 버텨주기 어려운 상태였다. 
누구보다 은퇴를 결심한 박지성 본인이 가장 아쉬울 것이다. 마지막까지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박지성은 수원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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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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