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은퇴를 선언한 노장이 맞나 싶다. 박지성(33, 아인트호벤)이 자신이 왜 ‘산소탱크’로 불리는지 여실히 증명했다.
수원은 22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인트호벤과의 친선전에서 후반 26분 터진 김대경의 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승패보다 지난 14일 현역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의 고별전으로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박지성은 팀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평소에 수비수들 바로 앞에 위치해 전방의 선수들에게 공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팀이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할 때 특유의 엄청난 활동량을 선보였다. 박지성은 중앙, 측면, 최전방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상대선수들과 경합했다.

최전방에서 압박을 가하는데 싶더니 박지성은 어느새 후방에서 수비를 지휘하고 있다. 팀이 공격할 때는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엄청난 활동량이었다.
박지성의 뛰어난 볼키핑 능력도 역시 ‘캡틴’ 다웠다. 수원 선수들은 여럿이 둘러싸 박지성을 압박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좀처럼 공을 빼앗기지 않았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박지성의 킬패스 능력도 돋보였다.
박지성은 후반 6분 파샤드 누어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떠날 때까지 51분을 쉴 새 없이 누볐다. 박지성이 떠날 때 팬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하며 대선수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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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