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나비효과?' 벼랑끝 외인 투수들 기사회생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23 06: 16

입지가 불안했던 외국인 투수들이 기사회생하고 있다. 지난주 넥센 브랜든 나이트가 1호 퇴출 외국인선수가 된 이후 자리가 위태롭던 외국인 투수들이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나이트 퇴출 나비 효과가 전구단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투수가 한화 케일럽 클레이다. 클레이는 4월까지 6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4월 마지막 3경기에서는 4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돼 불안감을 드리웠다. 설상가상으로 어깨 염좌로 5월초에는 1군 엔트리에도 말소됐다.
하지만 1군 복귀 후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며 향상되는 모습이다. 16일 대전 SK전 5이닝 3실점으로 복귀 승리를 거둔 후 22일 목동 넥센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본인 말대로 5월이 되자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LG 코리 리오단도 시즌 첫 7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5.15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매경기 5이닝 이상 던졌지만 5실점 이상이 3경기나 됐다. 양상문 신임감독 체제로 전환한 LG로서는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고,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의 재신임으로 다시 기회를 얻은 리오단은 22일 광주 KIA전에서 6⅓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하며 시즌 2승째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7회 홈런 2개를 맞고 추가 2실점했지만, 투구 내용은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간결한 투구폼으로 볼넷을 줄이며 제구난을 해소했다.
SK 로스 울프도 4월 중순 전완근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3주 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이 기간 SK가 선발붕괴로 추락하며 책임의 화살은 울프에게 향했다. 하지만 부상 복귀와 함께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신뢰를 되찾았다. 17일 대전 한화전 5이닝 무실점, 22일 마산 NC전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무자책 호투 행진을 벌이고 있다.
햄스트링 통증으로 4월 중순에야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삼성 제이디 마틴도 1군 합류 후 널뛰기 피칭으로 코칭스태프로 하여금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16일 광주 KIA전 6⅓이닝 1실점에 이어 22일 포항 롯데전도 5⅓이닝 3실점(2자책)으로 시즌 첫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서서히 기복을 줄이며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 선수들 모두 나이트 퇴출 이후 부상에서 돌아오고, 눈에 띄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 생존을 위협받는 것 만큼 강한 자극 효과는 없다. 벼랑끝에 몰려있던 외국인 투수들이 나이트 나비효과로 동반 기사회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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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리오단-울프-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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