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아시안컵 우승을 꿈꿨던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호주에 패하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베트남 호치민시 통 낫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4강전 호주와 경기서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결승 진출에 실패해 아시안컵 우승이 무산됐으나, 2015 여자월드컵 진출권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한국은 여자랭킹 11위 호주를 상대로 역대 전적 2승 1무 9패로 절대적인 열세에 처해있었으나, 역대 최강을 자랑하는 전력을 앞세워 벽을 넘고자 했다. 소속팀 합류를 위해 영국으로 출국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공백이 아쉬웠지만 여민지(대전 스포츠토토)와 유영아(인천 현대제철)을 기용해 박은선과 발을 맞췄다.

한국은 호주의 공세 속에 전반 내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미첼 헤이맨과 카트리나 고리, 리사 데 반나를 앞세워 한국의 골문을 위협한 호주의 거센 공격에 한국은 좀처럼 경기의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전반 17분 조소현이 수비수를 따돌리고 호주 문전에서 좋은 득점 기회를 맞았으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다.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친 한국은 이후 호주의 거친 공격에 수비수 임선주가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겹치며 힘겹게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나 전반 31분과 32분 헤이맨의 슈팅이 연달아 골문을 벗어나면서 한국은 위기를 넘기고 0-0으로 전반을 마무리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전반 32분 데 반나의 돌파에 이은 헤이맨의 슈팅이 김정미 골키퍼의 무릎을 맞고 골라인을 벗어나면서 한국은 가장 위험한 순간을 넘겼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호주가 기어코 한국의 골문을 열었다. 한국의 수비진이 전열을 가다듬는 사이 압박을 가한 호주는 고리의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0-1로 앞서갔다. 잘 버텨오다 골을 내준 한국의 부담이 커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반격의 기회는 금세 찾아왔다. 선제골을 내준 후 5분 만에 김나래가 헤이맨의 반칙을 이끌어내며 페널티킥 기회를 얻어낸 것. 키커로 나선 박은선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오른쪽 골대 구석으로 공을 밀어넣으며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승부가 다시 1-1 원점으로 돌아가자 경기는 더욱 더 접전 양상을 띄었다. 한국은 호주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골을 만들어내기 위해 분전했다. 그러나 후반 31분, 프리킥 상황에서 엘리스 켈론드-나이트의 직접 프리킥이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다시 끌려가게 된 한국은 후반 34분 여민지를 빼고 박희영을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으나 만회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결국 1-2로 패하고 말았다.
결승 진출이 좌절된 한국은 오는 25일 중국과 3-4위전을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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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