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가뭄’ 류제국, 9경기 만에 해소할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5.23 10: 40

류제국(31)이 다시 한 번 첫 승에 도전한다. 2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한 LG는 23일 문학 SK전 선발투수로 류제국을 예고했다.
류제국은 올 시즌 8번의 선발 등판서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첫 등판부터 흔들리며 불안하긴 했었다. 그러나 다음 등판서 6이닝 9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고, 세 번째 등판에선 탈삼진을 11개나 올렸다. 여섯 번째 등판 경기에선 6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류제국이 선발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류제국의 기량 때문이 아니다. 지독한 불운이 류제국을 따라다니고 있다.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승리투수 요건을 갖춰도 불펜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일례로 올 시즌 류제국의 평균자책점은 4.53. 반면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는 3.35(출처:KBReport.com)로 이 부문 리그 3위다. FIP에서 류제국보다 앞에 자리한 양현종은 4승, 밴 헤켄은 3승을 기록 중이다.
세부적인 기록을 봐도 그렇다. 올해 류제국이 승리 아이콘으로 12승을 올린 작년 류제국보다 낫다. 올해 경기당 탈삼진 9.66개, 경기당 볼넷 3.35개인데 지난해에는 각각 7.09개, 4.03개였다. 경기당 이닝에서도 5⅔이닝으로 지난해 5⅓이닝보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잡고 있다. 피안타율도 2할3푼3리로 작년 2할6푼1리보다 좋다.
그동안 류제국은 만만치 않은 상대와 선발 대결을 펼치곤 했다. 장원준과 두 차례 붙었고, 양현종 유희관 찰리 유창식과 만났다. 사실상 선발진 첫 번째 자리에 배치되면서, 상대팀 상위라인 선발투수와 꾸준히 마주했다. 자연히 경기당 득점 지원도 2.25에 불과, 우규민과 티포드보다 적다. 류제국은 이를 두고 “지난해 리즈가 그렇게 잘 던지고도 승이 적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하지만 5월 중순부터는 상대팀 하위 선발라인과 마주하게 된다. 그 때부터는 승수를 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결국 류제국 스스로 답을 알고 있다. 흔들리지 않고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선발승은 따라온다. 이번 상대인 고효준은 3년 만에 1군 무대에 오른다. 쉬운 상대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껏 붙어왔던 에이스 투수는 아니다. 통산 SK전 평균자책점 1.89의 투구 내용을 재현하면, 목말랐던 첫 승에 닿을 것이다.
한편 양상문 감독은 이번 주 류제국을 KIA전이 아닌 SK전에 배치했다. 양현종이나 홀튼을 피해서 류제국의 선발승 확률을 높이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류제국은 스프링캠프 없이 재활로 시즌을 시작했고, 그만큼 출발이 늦었다. 2013년 5월 19일 잠실 KIA전이 한국프로야구 데뷔전이었는데 데뷔전부터 승리, 12승까지 닿았다. 단순히 날짜만 놓고 보면 겨우 4일 차이다. 스타트만 끊으면 불운은 언제든 행운으로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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