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홈런’ 추신수, 3번도 문제없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23 05: 38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나고 있다. 갑작스런 타순 변경에도 불구하고 추신수(32, 텍사스)의 방망이는 힘을 잃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리드오프와 중심타선을 오가는 활용성은 거액을 투자한 텍사스의 선택이 틀리지 않음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추신수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서 선발 3번 좌익수로 출전, 3타수 1안타(1홈런) 2볼넷 2득점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세 번째 타석이었던 7-0 4회 1사 1루에서는 상대 선발 로비 레이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쳐내 레이를 강판시켰다. 올 시즌 첫 2경기 연속 홈런이다.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3번 타순으로 옮긴 뒤 2경기 연속 홈런이 나왔다는 점이다. 텍사스는 중심타선의 주축 선수인 프린스 필더가 목과 어깨 부위에 통증이 생겨 현재 결장 중이다. 이에 론 워싱턴 감독은 팀 부동의 리드오프였던 추신수를 3번에 배치시키는 전술을 들고 나왔는데 이는 제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다. 클리블랜드 시절 3번 타순에 주로 위치해 이 자리가 낯설지 않은 추신수는 아무런 문제 없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직 3번에서의 표본이 적긴 하지만 기록에서도 추신수의 활용성은 빛이 난다. 추신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번 타자로 37경기에서 타율 3할5리, 출루율 4할3푼1리, 장타율 4할6푼9리를 기록했다. 128타석에서 홈런은 4개로 타석당 홈런은 0.03개 정도였다. 그러나 3번으로 옮긴 뒤 17타석에서 벌써 홈런 2개를 신고하는 등 장타력이 가파른 상승세다.
리드오프 자리에서는 주로 출루에 중점을 둔 추신수였지만 중심타선으로 자리를 옮기자 좀 더 공격적인 스윙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도 2B 상황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 87마일 빠른공이 가운데에 몰리자 지체 없이 힘껏 방망이를 돌려 홈런을 만들어냈다. 추신수는 올 시즌 2B 상황에서는 홈런이 없었다. 전날 홈런도 2S의 불리한 상황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한 것이 홈런이 됐다. 이 전까지는 2S 상황에서도 홈런이 없었던 추신수였다.
어쩌면 이런 추신수의 활용성은 조만간 수비에서도 진가를 드러낼 수 있다. 최근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텍사스는 23일 경기에서도 아찔한 장면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3회 수비 도중 타구를 쫓던 중견수 대니얼 로버트슨과 우익수 알렉스 리오스가 충돌해 결국 로버트슨이 경기에서 빠졌다. 주전 선수인 레오니스 마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대안으로 투입된 로버트슨도 부상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 됐다. 외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추신수는 수비에서도 팀 구상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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