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마운드의 최대 기대주인 고효준(31)이 2011년 이후 첫 1군 무대 출격을 앞두고 있다. 승패를 떠나 가능성을 보여주며 구멍난 SK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는 23일 문학구장에서 열릴 LG와의 경기에 고효준을 선발로 예고했다. 2011년 시즌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입소하며 군 복무를 마친 고효준의 1군 복귀전이다. 이미 일찌감치 이날 경기 선발로 예정됐던 고효준은 22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미리 인천으로 떠나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고효준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SK 마운드에서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3년 연속 100이닝 이상을 던졌던 마운드의 핵심 요원이었다. 140㎞ 중·후반대에 이르는 강력한 직구가 매력적인 투수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는 활용도 또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입소 전까지만 해도 상태가 좋지 않았던 팔꿈치는 수술과 재활을 완벽히 끝낸 상태로 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2군에서는 2경기에서 6⅔이닝을 던지며 2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은 146㎞까지 나왔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할 당시 남몰래 끊임없는 노력을 했던 고효준이다. 일과를 마치면 오후 8시쯤 경기장에 나와 훈련에 땀을 쏟았고 오후 11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모든 것이 1군 복귀에 대한 꿈 때문이었다. 그만큼 고효준의 감회도 남다르다. 고효준은 20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잘 될 수 없다. 더 노력하고 다른 것을 시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면서 굳은 각오를 다졌다.
투심패스트볼을 연마하기도 했다는 고효준의 정상적인 가세는 SK 마운드의 가장 큰 화제다. 현재 SK는 선발과 불펜 모두가 고전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은 5.41로 리그 8위의 성적이다. 선발 및 불펜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고효준에게 걸리는 기대치가 큰 이유다.
일단 고효준의 보직은 선발로 결정됐다. 윤희상(29)의 부상 이탈 여파가 하나의 이유다. 윤희상은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에서 송광민의 타구에 오른손을 맞아 새끼손가락 중수골이 골절됐다. 22일 오후 수술을 받아 앞으로 2개월 정도는 재활 및 회복에 매달려야 한다.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가 비었는데 고효준에게 기회가 간 셈이다.
고효준이 23일 경기에서 희망을 보여줄 수 있다면 SK 선발 로테이션도 한결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외국인 투수들인 조조 레이예스와 로스 울프의 최근 경기 내용이 좋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김광현이 제자리로 돌아올 것임을 가정하고 채병룡이 비교적 잘 버티고 있음을 고려하면 고효준이 마지막 퍼즐이 되는 셈이다. 고효준의 첫 경기에 모든 관계자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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