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FA 5인방이 2연속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투자가 아깝지 않은 활약으로 효과를 내고 있다.
한화는 지난 겨울 FA 시장에 막대한 금액을 쏟았다. 외부 FA로는 정근우와 이용규를 각각 70억원·67억원에 영입했다. 보상금만 해도 23억3000만원. 두 선수 영입에만 총액 160억3000만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내부 FA 3인방 이대수(20억원) 한상훈(13억원) 박정진(8억원)에게도 41억원을 썼다.
FA 5인방에게만 총액 201억3000만원이라는 1년 구단 운영비에 맞먹는 금액을 쏟아부었다. 외부 FA 영입 뿐만 아니라 내부 FA까지 잔류시키며 팀 재건에 대한 의지를 확실히 내비쳤다. 계약 당시 투자 대비 효과가 얼마나 될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 상황에서 보면 전혀 돈이 아깝지 않다.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정근우는 최고의 FA 모범생으로 거듭났다. 38경기 모두 출장한 그는 타율 2할9푼8리 39안타 1홈런 13타점 14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볼넷 24개와 사구 5개로 출루율은 4할2푼. 특히 2루에서 폭넓은 수비 범위로 타팀의 악마이자 한화의 천사로 자리잡았다. 특유의 승부근성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이용규도 어깨 수술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개막부터 선발 라인업에 들어와 경기와 재활을 병행하는 부상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시즌 초반 타격 부진에 시달렸지만 올라올 선수는 올라오는 법. 시즌 36경기 타율 2할9푼5리 41안타 10타점 7도루로 어느덧 3할대 타율에 육박했다. 볼넷 21개, 사구 4개로 출루율도 4할2리. 2011년(.427)에 이어 개인 두 번째 4할대 출루율에 도전한다.
내부 FA중에서는 한상훈이 단연 돋보인다. 정근우의 가세로 2루 자리 내준 그는 백업으로 시작해 이제는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31경기 타율 3할1푼5리 23안타 8타점으로 맹활약이다. 물샐틈 없는 철통 수비와 득점권 타율 4할4푼4리는 그야말로 영양가 만점. 지난해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 중 가성비가 최고다.
이대수도 시즌 초반 포지션 중복으로 인해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1군 복귀 후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8경기 타율 2할3푼1리 3안타 2타점이지만, 2개의 안타 모두 대타로 나와 터뜨린 결정타였다. 유격수 수비에서도 순간 반응 속도가 빨라져 전성기를 연상시킨다. 자리만 나면 제 몫을 할 수 있다.
투수 중 유일하게 FA 계약을 체결한 팀 내 최고참 박정진 역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17경기 2승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5.54. 평균자책점이 조금 높지만 책임주자를 뒷 투수들이 지켜주지 못한 영향도 있다. 승계주자 실점율 11.1%(1/9)에서 나타나듯 위기에서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베테랑으로 한화 불펜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는 시즌 첫 2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하며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FA 5인방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였다. 단순히 선수 개개인 활약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선수층 자체가 두터워지며 변수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한화 구단의 과감한 투자가 조금씩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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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이용규-한상훈-이대수-박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