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35,KIA)은 지난달 10일 신인투수 김영광과 트레이드 되면서 고향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1997년 2월 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17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김병현은 곧바로 1군에 등록되지 못했다.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대했던 고향팀 유니폼을 입었지만 김병현은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하면서 구위 찾기에 나섰다. 넥센에서도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병현은 KIA에서도 계속해서 퓨처스리그에서 뛰며 1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8.85에 그쳤다.
과거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성적과 비교해보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은 사실이다. 퓨처스리그에서도 김병현은 위력적인 공을 던지지 못했다. 20⅓이닝을 던지며 볼넷 11개, 몸에 맞는 공 1개로 어느 정도 제구력은 잡았지만 많은 안타를 허용하며 고전했다.

그렇지만 선동렬 KIA 감독은 박경태를 내리는 대신 김병현을 1군으로 불렀다. 선 감독은 23일 울산 롯데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2군에서는 좋지 않았지만 일단 본인이 1군에서 뛰기를 원해 불렀다. 구위는 처음보다 좋아졌다. 엊그제 이틀 연속 2군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에 오늘은 일단 쉬게하고 내일부터 상황을 봐서 투입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KIA 마운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불펜투수의 부진으로 경기를 내주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비록 김병현이 퓨처스리그에서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인만큼 노련한 피칭으로 1군 마운드에 힘을 실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선 감독은 "이제는 김병현도 나이를 먹은 만큼 제구력 위주로 던지는 걸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병현 역시 팀 상황, 그리고 현재 자신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그는 "지금 팀 성적이 좋지 않은데 최선을 다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병현의 이번 1군 승격은 본인이 원해서 이뤄진 일이다. 김병현은 "내가 오고싶다고 했는데, 몇 경기에서 안 좋아서 괜히 이야기했나 싶었다. 그래도 올라왔으니 될 때까지 해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럼에도 김병현은 KIA 유니폼을 바라보며 "유니폼 색이 정말 좋다. 잘 어울리지 않느냐"고 싱글벙글했다. 고향팀에 돌아와 마음이 편해진 걸 숨기지 않은 김병현이다. 현재 KIA 불펜은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 김병현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것과 동시에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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