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타자인 프린스 필더(30)를 잃은 텍사스 레인저스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임시방편을 준비할 태세다. 미 언론이 뽑는 가장 유력한 후보는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미아가 됐었던 켄드리 모랄레스(31)다.
텍사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비보를 받아들었다. 올 시즌 큰 기대를 품으며 트레이드로 영입한 필더의 수술 소식이었다. 필더는 최근 목 디스크 증세로 5경기 연속 결장했다. 당초 약물 치료를 받으며 호전을 기대했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민감한 부위라 수술을 받으면 사실상 올 시즌은 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필더는 올 시즌 42경기에서 타율 2할4푼7리, 3홈런, 16타점, 출루율 3할6푼으로 자신의 명성과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냈다. 그럼에도 필더가 있는 타선과 없는 타선은 무게감에서 적잖은 차이가 난다. 가뜩이나 중심타선의 장타력 부재로 고민하고 있는 텍사스로서는 날벼락인 셈이다. 팀 내에서 필더의 몫을 온전히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결국 외부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ESPN 등 미 언론들이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대안은 모랄레스라는 평가다. 지난 2006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모랄레스는 MLB 통산 620경기에서 타율 2할8푼, 102홈런, 345타점을 기록했다. 풀타임으로 뛰면 20개 가량의 홈런을 쳐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타자다. 지난해에는 시애틀에서 156경기에 나섰고 타율 2할7푼7리, 23홈런, 80타점으로 그럭저럭 자신의 몫을 해냈다. 스위치 타자라는 나름대로의 장점도 있다.
그러나 FA시장에서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연 평균 1000만 달러를 훌쩍 넘는 다년 계약을 원했다. 약점도 뚜렷한 모랄레스에게 이만한 금액을 줄 팀은 없었다. 결국 아직까지 계약을 하지 못해 무적 상태다. 그러나 급한 텍사스로서는 모랄레스만한 선수도 없을 것이라는 게 미 언론의 예상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1년 300~400만 달러(약 31억 원~41억 원) 정도면 모랄레스를 영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존 다니엘스 텍사스 단장은 “당장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졌다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힌 텍사스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이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텍사스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으로는 모랄레스 등 대체 자원들의 영입에 따라 추신수의 올 시즌 타순도 결정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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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다니엘스 텍사스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