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추신수(32, 텍사스)는 예외다. 추신수의 분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팀 사정은 추신수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하고 있다. 이제는 기존 주축 선수들을 대신해 팀을 이끄는 가장의 책임감도 가져야 할 판이다.
텍사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23승24패(.489)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처져 있다. 선두 오클랜드(30승17패)와의 승차는 7경기, 2위 LA 에인절스(26승20패)와의 승차도 3.5경기로 벌어졌다. 당초 오클랜드와 함께 지구 우승을 다툴 것이라는 전망과는 사뭇 다른 판도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부상 악령이 계속 팀을 덮치고 있다.
시즌 시작 전부터 많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어려움을 겪었던 텍사스였다. 주릭슨 프로파, 지오반니 소토, 데릭 홀랜드라는 핵심 선수들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맛보기에 불과했다. 시즌 시작 후 마틴 페레즈, 맷 해리슨, 프린스 필더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거나 그럴 위기다. 게다가 복귀를 앞두고 있었던 프로파는 어깨에 부상이 재발해 8주에서 12주 가량은 더 쉬어야 한다. 부상자 명단에만 17명이 오고 내렸는데 이는 2위 신시내티(13명)보다 크게 앞서는 리그 전체 1위 기록이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텍사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 건너 갔다”라고 보는 분위기다. 페레즈와 필더의 시즌 아웃, 프로파의 부상 재발 이후 이런 목소리는 더 힘을 내고 있다. 다만 아직은 시즌 중반에 불과하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남은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해졌고 시즌 시작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추신수는 희망 중 하나다.
미 언론들은 “텍사스 타선에서 오직 추신수만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추신수는 팀 타자 중에서 가장 빛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추신수는 23일까지 42경기에서 타율 3할1푼, 6홈런, 15타점, 출루율 4할3푼6리, 장타율 5할3리를 기록 중이다. 타율, 홈런, 출루율, 장타율에서 모두 팀 내 1위 기록이다. 1·3번을 오고 가는 활용성도 극찬 받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리드오프로 맹활약을 펼쳤고 필더의 부상 이탈 후에는 3번에서 장타를 뿜어내고 있다.
여러모로 텍사스 타선에서 차지하는 추신수의 비중이 크다는 의미도 된다. 올 시즌이 텍사스에서의 첫 해지만 팀을 이끌어가는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간판타자이자 팀 클럽하우스의 구심점인 아드리안 벨트레의 부진도 추신수의 비중을 크게 한다. 초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했던 벨트레는 올 시즌 33경기에서 타율 2할7푼, 4홈런, 1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75로 고전 중이다. 누군가는 벨트레가 차지하는 위상을 나눠들어야 한다. 추신수는 그 적임자다.
이에 적극적인 전력 구조 개편과 유망주 확보를 통해 리빌딩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 가운데 추신수는 그 개편의 구심점이 될 수도 있다. 공·수 모두에서 활용성이 뛰어나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까닭이다. 예상보다는 조금 더 빠르게, 추신수가 텍사스 이미지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남은 것은 지금의 모습을 꾸준하게 이어가는 것 뿐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