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를 대표하는 두 신예 슈퍼스타의 시즌 초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리그 최고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마이크 트라웃(23, LA 에인절스)은 출발이 썩 좋지 않은 반면 야시엘 푸이그(24, LA 다저스)는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LA 지역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MLB) 전체에서도 주목하는 차세대 리그의 간판들이다. 지난 2011년 MLB에 데뷔한 트라웃은 2012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실버슬러거·올스타 선정의 영예를 누렸다. 푸이그는 지난해 MLB가 내놓은 최고의 히트작이었다. 바닥을 기고 있던 다저스의 외야에 혜성처럼 등장해 팀의 극적인 반등을 이끌어 낸 일등공신이었다.
올 시즌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트라웃의 경우는 200안타 달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곤 했다.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설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푸이그는 혈기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지난해보다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다만 현재까지는 그 전망 중 후자만 맞아 떨어지고 있다.

트라웃은 23일(이하 한국시간)까지 45경기에서 타율 2할7푼을 기록 중이다. 2012년(.326)과 지난해(.323) 타율보다 크게 떨어진다. 출루율도 3할6푼1리에 불과하다. 4월 출발은 나쁘지 않았지만 5월 성적이 지나치게 저조했다. 트라웃은 5월 들어 타율 1할8푼5리(65타수 12안타)를 기록했다. 홈런은 2개, 도루는 딱 하나를 성공시켰다. 트라웃의 기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그나마 팀 성적이 나쁘지 않다는 게 다행이다.
반면 푸이그의 5월은 뜨겁다. 푸이그는 5월 19경기에서 타율 3할9푼5리, 7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252에 달한다. ‘이달의 선수’ 후보라는 평가다. 16경기 연속 안타를 치기도 했고 연속경기 출루기록을 이어나가는 등 호조다. 올 시즌 전체 성적은 42경기에서 타율 3할3푼1리, 10홈런, 37타점, OPS 1.031이다. 수비는 아직 불안감이 있지만 호수비의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런 푸이그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상대 투수의 분석을 스스로 이겨내고 있기 때문이다. ESPN의 분석에 따르면 푸이그는 지난해 6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공에 스윙을 한 비율이 38.3%다. 지난해 9월까지도 이 비율은 30.5%로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올해 4월은 27.1%, 그리고 5월은 21.9%에 불과하다. 선구안과 참을성이 모두 좋아졌다는 통계로 해석할 수 있다. ‘절제’를 갖춘 푸이그는 좀처럼 막기 힘든 선수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트라웃도 가만히 있을 선수는 아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다시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아 반등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대로 떨어지기에는 너무나도 출중한 기량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트라웃도 “현재 상황이 어렵지만 아직 400타석 가량이 남아 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너무 걱정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여유를 드러냈다. 두 선수의 최종 성적을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MLB를 보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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