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넥센 희비쌍곡선, 야구는 결국 투수놀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24 07: 00

야구는 결국 투수 놀음인가.
2014년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어느 때보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다.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도 전무하다. 그래도 순위를 좌우하는 건 마운드, 결국 투수력 싸움이 되고 있다. 타고투저에도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순위 판도를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파죽의 9연승으로 1위 독주 체제를 시작한 삼성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올해 팀 평균자책점이 4.08으로 9개팀 중 가장 낮다. 무승부 1경기 포함 9연승을 거둔 최근 10경기에서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2.90에 불과하다. 3실점 이하가 7경기로 투수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 2위(4.46)의 삼성은 윤성환-장원삼-배영수-밴덴헐크-마틴으로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마무리 임창용과 셋업맨 차우찬이 중심이 된 불펜 평균자책점도 1위(3.4$)에 올라있다. 올해 7회까지 리드한 24경기에서 23승1무로 불패 행진이다. 타선의 폭발과 함께 투타 조화가 이뤄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좀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는 야구를 한다.
반면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에 그치며 1위에서 4위로 내려앉은 막강 화력의 타선에 비해 마운드의 힘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 최근 5경기 팀 평균자책점이 7.12로 시즌 팀 평균자책점도 7위(5.15)까지 떨어졌다. 공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새삼 실감하고 있다.
특히 선발진과 추격조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 8위(5.07)에 머물러있는 넥센은 유일하게 선발 평균 이닝도 5이닝이 안 된다. 5회 이전 선발 교체가 15경기로 가장 많다. 나이트 퇴출과 소사 영입을 결정한 이유. 추격조의 힘도 떨어져 두 자릿수 대량 실점도 6경기나 된다. 마운드 재건이 이뤄지지 않으면 선두 싸움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
삼성과 넥센에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다. 최근 9경기 8승1패로 고공비행하는 두산도 타선 화력이 눈에 띄지만 마운드도 준수하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이 3.11로 안정돼 있다. 시즌 팀 평균자책점도 3위(4.77)로 뛰어올랐다. 2위로 선전하고 있는 NC도 팀 평균자책점 2위(4.11)로 마운드에서 삼성과 양강을 형성한 가운데 선발 평균자책점이 유일한 3점대(3.91)로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 체제에서 5승2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LG 키워드도 마운드 재건이다. 양상문 감독 부임 후 7경기에서 LG 팀 평균자책점은 4.35로 부임 전까지 기록한 5.11보다 상당히 낮췄다. 이기는 경기에서 불펜 투수들을 쪼개 쓰는 칼 같은 운용이 빛을 보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도 7위에서 4위로 올랐다.
반면 하위팀들은 평균자책점이 너무 높다. 6~7위 SK(5.52)와 KIA(5.58)는 팀 평균자책점에서 8~9위에 그치며 마운드 붕괴가 하위권 추락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도 6위(5.10)로 여전히 하위권이고, 롯데가 기대만큼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것도 5위로 5점대(5.09)에 그치고 있는 팀 평균자책점에서 나타나듯 투수 문제가 크다. 타고투저 시대에도 야구는 결국 투수 놀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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