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뒷심 부재가 또 한 번 울었다.
한화는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에서 1회 시작부터 3점을 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5회까지 5-3으로 리드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6회에만 타자일순으로 두산에 대량 5실점하며 5-11 역전패를 당했다. 시즌 첫 3연승을 노렸지만 눈앞에서 허무하게 날아갔다.
이날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는 수비였다. 5회 2사 1루에서 오재원의 타구를 좌익수 김경언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빠지는 1타점 2루타로 이어졌고, 6회에는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 정근우의 송구 실책과 투수 윤근영의 백업 플레이 미스가 겹치며 역전을 허용했다.

올해 한화는 25패 중 14패가 역전패다. 최하위 LG와 함께 역전패가 가장 많은 팀. 문제는 6회 이후 리드하다 뒤집어진 것이 무려 10경기나 된다는 점이다. 그 중 8회 역전패가 4번, 9회 역전패가 3번으로 고비를 넘기지 못한 채 뒷심 부재에 시달리며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무엇보다 크게 리드하다 뒤집히는 충격적 역전패가 많다는 게 뼈아프다. 4월1일 대전 삼성전에서 4점차, 4월11일 대전 넥센전 5점차, 6일 잠실 LG전 3점차에 이어 23일 두산전 3점차까지 4번이나 3점차 이상 넉넉한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무너졌다. 데미지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7개의 블론세이브에서 나타나듯 결정적 순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2% 부족한 모습이다. 송창식이 3개의 블론을 기록한 가운데 김혁민·윤규진·박정진·최영환이 1개씩 블론을 범했다. 블론세이브 범주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6회 구원등판 투수의 블론 홀드도 4개로 리그 최다.
이 같은 한화의 뒷심 부재에는 불펜 뿐만 아니라 선발·수비·타선까지 복합적으로 연관돼 있다. 선발이 6이닝 이상 길게 던지지 못하게 됨에 따라 불펜의 부담이 크다. 수비도 집중력이 결여된 모습으로 투수진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여기에 타선은 달아날 수 있을 때 확실하게 달아나지 못해 상대로 하여금 추격권을 허락했다.
만약은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한화가 6회 이후 역전패 중 절반만 승리로 가져갔어도 5할 이상 승률이 가능했다. 한화로서는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뒷심 부재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반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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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