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행이 확실시되는 스즈키 이치로(41, 뉴욕 양키스)가 은퇴 전 마운드에 오르는 이벤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하다’다. 물론 한정된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치로 또한 투수 글러브를 낄 수 있음을 시사했다.
2001년 MLB 데뷔 이래 올해까지 총 2766안타를 치고 있는 이치로는 이제 MLB에서의 경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도 양키스의 외야 주전 구도에서 밀리며 제한된 출전 기회만을 얻고 있다. 그 와중에서도 3할6푼9리라는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확실히 세월의 무게는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그런 이치로가 팀이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투수로도 등판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미 언론들이 흥미를 보이고 있다. 의 23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이치로에게 비상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지에 대해 물을 예정이고 이치로는 미리 긍정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 따르면 지라디 감독은 1996년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 당시 이벤트성으로 이치로가 마운드에 오른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때 MLB 최고의 강견 중 하나로 손꼽혔던 이치로는 당시 140㎞대의 직구를 던져 팬들을 열광케 했다. 물론 7-3으로 앞선 9회 2사의 이벤트성 등판이었다.
이에 지라디 감독은 비상 상황에서 이치로의 등판을 타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라디 감독은 “그에게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를 물어볼 것이다. 영상을 보면 매우 좋은 스터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말 그대로 더 이상 쓸 투수가 없을 때, 혹은 큰 점수차로 뒤지고 있을 때 등 제한된 상황에서의 등판이다.
이에 대해 이치로도 비교적 긍정적인 뜻을 보였다. 이치로는 꾸준히 롱 토스를 통해 어깨를 단련하고 있고 “40~50개 정도의 투구는 문제가 없다”라는 뜻을 밝혔다. 이어 이치로는 “만약 그들이 100개의 투구를 필요로 한다면 그만큼 늘릴 수 있다”라며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1996년 올스타전 당시 투구는 이치로가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것이었다. MLB 진출 후에는 투수로서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때문에 만약 이치로가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게 된다면 결과와 관계 없이 최고의 화제로 떠오를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역 은퇴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이치로로서도 마지막 순간 팬들에게 좋은 기억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뜻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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