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과의 전쟁’ 속 타는 이만수-선동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24 08: 30

계약 기간의 마지막 해에 접어든 이만수 SK 감독과 선동렬 KIA 감독의 얼굴 표정이 좀처럼 펴지지 않는다. 하위권에 처져 있는 순위도 순위지만 팀 내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K(18승24패)와 KIA(17승24패)는 23일 현재 각각 6위와 7위에 처져 있다. 선두권과의 승차는 이미 10경기 가량이나 벌어졌고 4위 넥센(23승18패)과의 승차도 6경기 가량이다. 보통 한 달에 승차 3경기를 줄이면 잘했다고 보는 프로야구에서 6경기는 꽤 큰 차이다. 가뜩이나 9개 팀의 전력이 좀 더 평준화됐다는 평을 생각하면 그 차이는 더 멀어 보일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 시즌은 ⅓ 남짓이 지났을 뿐이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충분히 4강권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두 팀의 고민은 많은 부상자다. 애당초 선두권 전력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던 두 팀이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려면 팀이 100% 이상의 전력을 낸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런데 두 팀은 그마저도 못한 양상이다. 두 감독의 고민이 커지는 이유다.

시즌 초반 잘 나가던 SK는 부상에 고꾸라졌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던 로스 울프, 윤희상이 차례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울프는 한 달 넘게 등판을 못했고 윤희상은 ‘두 번의 불운의 타구’에 사실상 전반기를 접었다. 여기에 야수진에서는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이 손목 부상으로 20일 넘게 빠진 것도 컸다. 경기 중 부상을 당한 베테랑 자원 박진만 조인성의 부상도 뼈아팠다. 공교롭게도 이 선수들의 부상 후 SK의 성적은 쭉쭉 미끄러졌다.
외국인 선수들이 돌아올 때쯤이 되니 이번에는 간판타자인 최정이 허리와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다. 아직 실전에 복귀하지 못한 상황으로 공백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인성은 6월이 되어야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고 박진만 윤희상은 아직 구체적 복귀 일정이 나온 것이 없다.
KIA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캠프 당시 주축 불펜요원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쓰러지며 어렵게 시즌을 시작한 KIA는 김진우 이범호 김선빈 김주찬 등이 돌아가면서 쓰러지며 부상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김진우와 이범호는 복귀했지만 김선빈은 햄스트링 부상, 김주찬은 손가락 부상으로 여전히 전열에서 빠져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인 송은범, 그리고 좋은 활약을 보이며 팬들의 한가닥 위안으로 자리했던 외국인 선수 브렛 필까지 23일 울산 롯데전에서 모두 부상을 입었다. 아직 확실한 부상 정도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지만 어쨌든 경기 도중 민감한 부위에 통증을 호소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징조는 아니다. 향후 계속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사실 두 팀의 부상 잔혹사는 올해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부상자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근본적인 문제부터 파악하고 차근차근 대책을 세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가벼이 여길 수는 없다. 어쨌든 두 팀의 올해 최종 성적표은 ‘부상과의 전쟁’ 성적표와 일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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