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자원’ 임훈, 노력이 만든 자신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24 10: 30

열심히 노력했지만 돌아온 것은 ‘개막 엔트리 제외’ 통보였다. 그러나 임훈(29, SK)은 좌절하지 않았다. 분명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1군에 올라가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마음을 다잡았다. 그 자신감의 근간에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땀은 임훈을 배신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된 임훈은 그 후 6경기에서 타율 4할2푼1리의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박재상 김상현 등 베테랑 외야 요원의 부진을 틈타 1군에 올라왔고 그 기회를 예상보다 훨씬 더 잘 살리는 양상이다. 처음에는 대타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팀의 2번 타순에 자리 잡으며 신뢰를 쌓고 있다. 1군에 올라온 뒤 기회를 살리지 못해 다시 2군으로 내려가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임훈의 행보는 의미가 있다.
2011년 93경기, 2012년 117경기에 출전했던 임훈은 SK 외야의 한 축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40경기 출전에 그쳤다. 어깨 부상으로 약 3개월 정도 제대로 운동을 못했다. 전지훈련 당시 최고조의 컨디션을 자랑했음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였다. 그 아쉬움을 풀기 위해 올해도 남들보다 더 굵직한 땀을 흘렸던 임훈이었다. 역시 전지훈련에서의 성과는 좋았다. 스스로도 만족할 정도였다. 그러나 1군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하지만 임훈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임훈은 “올라가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분명 자신에게 한 번쯤은 올 기회를 잡기 위해 2군에서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2군 성적은 타율 2할1푼1리로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잘 맞은 타구가 잡히는 등 기록에 드러나지 않은 좋은 타격감이 있었다. SK 코칭스태프도 그런 기록 이외의 점을 눈여겨봤고 결국 개막 후 50일이 지나서야 임훈을 호출했다.
임훈은 “지난해는 어깨 때문에 문제가 있었는데 올해는 전지훈련부터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라면서 “2군에 있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설명했다. ‘분명 나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라는 자신감은 좋은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괜한 자신감이나 자만이 아닌, 노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자신감이다. 21일 마산 NC전에서는 3안타를, 22일 NC전에서는 결승타를 치자 그 자신감은 배가됐다.
물론 아직 안심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 여전히 SK의 외야는 경쟁이 치열하다. 1군에 있는 이명기 김재현과 경쟁해야 하고 2군에서 1군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박재상 김상현 한동민 안치용 김도현도 모두 임훈의 경쟁자다. 김강민 조동화가 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경쟁률이 치열한 것이다. 이에 임훈도 애써 잡은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임훈은 “1군에 올라왔으니 잘해야 한다”라면서 “자신 있게 타석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독기를 품은 임훈이 제대로 뻗어나간다면 SK 외야 전력도 든든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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