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이재학(24, NC)의 발걸음에 한 차례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다행히 적당한 시기에 심신을 정비할 수 있는 기간이 찾아왔다. 이재학이 휴식을 보약 삼아 다시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승5패 평균자책점 2.88의 눈부신 투구로 신인왕 자리에 오른 이재학은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페이스가 좋았다. 4월 한 달 동안 6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는 듯한 거침없는 투구였다. 일각에서는 아시안게임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5월 들어서는 다소 부진하다. 4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7.13으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10일 롯데전에서는 5이닝 5피안타 7볼넷 2실점, 16일 두산전에서는 4⅔이닝 9피안타 1볼넷 5실점, 그리고 21일 SK전에서는 1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내용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들어온다. 김경문 NC 감독은 21일 경기에 대해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던지면 안 되는 코스로 공을 던졌다. 체인지업이 떨어지면서 구사되지 않으니 맞고 말았다”라면서 주무기인 체인지업 제구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이재학은 직구와 체인지업의 투피치 투수다. 다른 변화구가 있긴 하지만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이 월등히 높다. 체인지업이 먹히지 않으면 고전할 수밖에 없는 유형이다. 21일 SK전이 그랬다. 여기에 체력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4일 휴식 후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재학은 지난해부터 현 시점까지 5일을 쉬고 나선 1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했다. 114이닝에서 82개의 안타를 내주는 데 그쳤다. 그러나 4일을 쉬고 나선 6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4.22로 훨씬 더 높았다. 32이닝에서 32개의 안타를 맞았다. 10일 롯데전, 21일 SK전도 4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아무래도 충분히 쉰 뒤 등판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통계다.
그러나 에이스가 매번 5일을 꼬박 쉬고 등판할 수는 없는 일이다. 4일 휴식 후 등판도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23일부터 26일까지의 4일 휴식일은 이재학에게 좋은 보약이 될 것이라 기대하는 전망도 있다. 체력 보충, 그리고 기술적인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다. 김경문 감독도 “넘어야 할 과정이다. 새롭게 마음을 다져야 할 때”라고 하면서 “이재학이 자기 위치를 잘 알아야 한다. 후반기에 못 버티면 힘들다. 우리 팀은 이재학이 힘을 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학이 고비를 넘어서며 더 좋은 투수로 진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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