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의 길’, 공감 코미디로 날개짓 시작됐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5.24 09: 49

MBC 새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의 길’이 공감을 통해 여운을 남기는 코미디로 안방극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코미디의 길’은 공개 콩트와 비공개 콩트를 섞은 구성. 이홍렬이 코미디 프로그램에 재도전하는 과정을 담은 페이크 다큐를 비롯해서 10여개의 코너로 구성돼 있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 오전 0시 5분이라는 심야 시간대라는 약점에도 조금씩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기존 코미디 프로그램과 확연히 다른 점은 공감을 주무기로 내세운다는 것. 현대인의 비애나 세태를 들여다보는 풍자로 웃음이 여운을 남기는 구성이다. 기러기 아빠를 다루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코미디언의 애환을 다룬 ‘대박 코너’, 애견훈련학교를 배경으로 세태 풍자를 하는 ‘걔들이 사는 세상’, 청년실업을 다룬 ‘골방주식회사’, 주부들의 비애를 다룬 ‘화장을 지우며’는 모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주제다.

지난 19일 처음으로 공개된 ‘암호명 D.D.D’는 여자들의 일반적인 특성을 잘 꼬집었고, ‘돌싱남녀’도 이혼남녀의 미련을 다루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캐릭터 위주의 가벼운 웃음보다는 한번 더 생각하고, 위안을 받는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는 것. 이 같은 공감을 목표로 하는 코미디는 다소 자극적인 재미는 떨어져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되고 있다.
‘코미디의 길’은 공감 외에도 이홍렬이라는 대선배의 페이크 다큐 도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홍렬이 후배 코미디언들과 다시 코미디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과정은 신선한 웃음과 함께 중장년층의 애환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웃긴데 슬픈, 일명 ‘웃픈’ 코미디의 매력을 잘 표현하고 있다.
1년여간 방송됐던 ‘코미디에 빠지다’가 막이 내린 후 새롭게 출발한 ‘코미디의 길’은 재밌으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안기는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다. 캐릭터 위주가 될 수밖에 없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이 같은 색다른 도전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코미디의 길’이 앞으로 걸어갈 ‘길’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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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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