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실패는 없었다. 최악의 부진에서 돌아온 클레이튼 커쇼(27, LA 다저스)가 에이스의 진면모를 발휘하며 시즌 3승째를 따냈다. 미 언론들도 커쇼의 경기 내용을 높게 평가했다.
커쇼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3볼넷 9탈삼진 역투로 팀의 2-0 영봉승을 이끌었다. 4점대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도 3.49로 낮아졌다. 비로 경기가 43분이나 중단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선보이며 다저스 관계자들을 안도케 했다.
지난 18일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1⅔이닝 6피안타 7실점의 최악투를 선보였던 커쇼의 이날 투구 내용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올 시즌 초반 등 부상 여파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날도 경기 초반에는 한창 좋을 때의 구위는 아니었다. 그러나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를 걸게 했다.

1회 1점 리드를 안고 경기를 시작한 커쇼는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공이 다소 높게 제구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승부처에서 강한 직구를 던지며 상대 타자들을 찍어 눌렀다. 2-0으로 앞선 2회에는 버드를 89마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하워드는 94마일 직구로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러프에게 볼넷을 주긴 했으나 세자르 에르난데스를 2루수 땅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3회에는 메이버리를 중견수 뜬공으로, 로베르토 에르난데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롤린스를 2루수 뜬공으로 잡고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변수도 있었다. 4회부터 빗줄기가 거세지기 시작해 2사 1,2루 상황이었던 자신의 타석부터 경기가 중단된 것이다. 결국 경기는 43분간 중단됐다. 어깨가 식을 수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불안감이 가중됐다. 그러나 커쇼는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이에 대해 미 언론들도 “커쇼가 최악의 부진에서 돌아왔다”라고 앞다투어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커쇼가 금요일 저녁 살아남았다”라면서 “경기가 재개된 뒤 커쇼는 그의 리듬을 찾았다. 첫 3이닝에서 날카로운 모습이었고 4회까지 투구수가 70개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6이닝을 소화하는 데 성공했다”라고 평가했다.
지역 언론인 역시 “커쇼가 그의 경력 중 최악 경기로부터 반등에 성공했다”라면서 “커쇼는 경력에서 7실점 이상 경기가 5경기였는데 그 다음 경기에서는 38이닝 동안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두 번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커쇼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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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즌스뱅크 파크(필라델피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