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없다’ 박지성도 잘 몰랐던 K리그의 현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5.24 15: 48

‘스타가 있어야 경기장이 찬다’ 은퇴하는 박지성(33, 아인트호벤)이 준 교훈이다. 
박지성이 이끄는 아인트호벤은 24일 오후 2시 창원축구센터에서 홈팀 경남 FC와 맞붙어 3-2로 승리를 거뒀다.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의 고별전으로 큰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아울러 경남 FC가 홈에서 유럽팀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인트호벤은 지난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과 대결해 0-1로 패했다. 경기가 목요일 오후 8시에 열렸음을 감안할 때 1만 5349명의 관중은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었다. 경기 후 박지성은 “1만 5000명 관중 앞에서 뛰어 본 건 일본에 있을 때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수원에서 K리그 경기를 할 때도 이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는 걸로 안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경기를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주로 유럽에서 뛴 박지성은 K리그 사정에 대해 잘 몰랐다. 이날 입장권 가격은 평소 K리그 입장권보다 훨씬 비쌌다. 아인트호벤 초청경기 1등석 가격은 5만 5000원 이었다. 2등석(4만 5000원)과 3등석(3만 5000원)도 다소 가격이 높았다. 가장 싼 자유석의 가격도 2만 원으로 K리그 보다 비싼 편이었다. 몸값이 높은 유럽팀을 초청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국내 팬들에게 다소 부담되는 가격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팬들이 기꺼이 지갑을 연 이유는 박지성의 스타파워와 그의 마지막 경기라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평소 K리그 경기는 훨씬 입장권 가격이 저렴하다. 하지만 일부 인기구단을 제외하면 경기장이 차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름만 대도 알만한 스타선수가 적다보니 아무래도 화제성과 흥미유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후배들의 유럽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스타들이 너도 나도 해외로 빠지다보니 K리그에 스타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별로 남아있지 않다. K리그의 경기력 저하와 흥행참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당장 월드컵 최종멤버 23명 중 K리그 출신은 6명에 불과하다. 자국리그가 건강해야 축구가 강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런 K리그의 현실에 대해 박지성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대답했다. 스타가 나오면 팬들의 지갑은 저절로 열리게 되어 있다. 하지만 과연 K리그에서 ‘제2의 박지성’이 나올 수 있을까. 누구도 쉽게 풀기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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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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