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보지 못한 박지성의 마지막 ‘골 세리머니’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5.24 15: 48

마지막 경기에서 박지성(33, 아인트호벤)의 골 세리머니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박지성이 이끄는 아인트호벤은 24일 오후 2시 창원축구센터에서 홈팀 경남 FC를 3-2로 꺾었다.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의 고별전으로 큰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아울러 경남 FC가 홈에서 유럽팀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안방에서 유럽의 수준 높은 축구를 감상할 좋은 기회였다.
박지성은 아인트호벤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했다. 22일 치른 수원전과 마찬가지로 박지성이 공을 잡을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다. 경남 FC의 홈그라운드지만, 박지성을 보기 위해 온 팬들도 여럿 보였다. 박지성은 특정 프로팀을 초월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특유의 활동량을 선보인 박지성은 아인트호벤의 공격을 풀어주는 열쇠 역할을 했다. 박지성의 날카로운 패스가 골로 연결되는 어시스트 혹은 직접 슈팅에 의한 골을 기대할만 했다. 하지만 끝내 박지성의 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는 후반 7분 그라운드를 떠나며 관중들에게 박수로 답했다. 마지막 경기까지 자신보다 팀을 우선시하며 별다른 욕심을 보이지 않는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그간 박지성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골을 터트려 국민들을 기쁘게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고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안긴 장면은 국민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라이벌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보여준 ‘산책 세리머니’도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아인트호벤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AC 밀란을 상대로 골을 넣고 환호하는 모습도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박지성은 23일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미리 세리머니 걱정을 해본 적이 없었다. 내일 만약에 골을 넣는다면 즉흥적으로 (세리머니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쉽게도 골을 넣고 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박지성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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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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