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좌완투수 임준섭(25)이 고향팀과의 맞대결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면서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임준섭은 2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나서 5⅔이닝을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01개, 5회 실책에 점수를 내주긴 했지만 충분히 제몫을 했다.
최고구속은 145km까지 나와 작년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구속이 올라간 모습을 보여줬고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하면서 롯데 우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커브와 슬라이더도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효과적이었다. 롯데 타자들은 임준섭을 상대로 안타 2개밖에 뽑아내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임준섭은 4회까지 안타를 딱 1개만 내줄 정도로 완벽한 피칭을 했다. 볼넷조차 없었고, 롯데 타자들로부터 적절하게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을 했다. 2회 선두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줬지만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고도 최준석을 땅볼, 황재균을 내야 뜬공, 강민호를 삼진으로 차례로 처리했다.
5회가 임준섭에게는 고비였다. 1사 후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 됐는데, 강민호의 내야 땅볼을 3루수 이범호가 실책을 저지르며 1,3루가 되어버렸다. 흔들린 임준섭은 문규현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이날 경기 첫 실점을 했다. 김문호의 안타성 타구를 1루수 김주형이 좋은 수비로 잡아낸 것은 임준섭에게 다행인 일, 정훈에게 볼넷을 내줘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전준우를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산 넘어 산, 6회 롯데 순은 3번 손아섭부터 시작되는 클린업트리오였다. 선동렬 감독은 임준섭을 그대로 마운드에 올렸고, 임준섭은 손아섭과 히메네스를 모두 땅볼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비록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에 아웃카운트 하나가 모자랐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면서 시즌 2승을 따냈다.
최근 흔들리던 KIA 마운드는 임준섭이 역투를 펼친 덕분에 오랜만에 큰 위기없이 승리를 지켜냈다. 5회까지 침묵하던 타자들도 이범호의 역전 투런을 필두로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뽑아냈다.
KIA는 다시 팀을 덮친 줄부상에 힘겨워하고 있다. 전날 선발이었던 송은범이 어깨 근육 부분파열로 복귀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중심타자인 브렛 필까지 오른쪽 옆구리 담 증상으로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연패까지 길어지면 KIA는 회복이 더욱 힘들어질 뻔했다. 임준섭은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훌륭한 피칭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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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