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 식상한 소개팅도 이들이 하면 다르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5.25 07: 52

9년간 동고동락했던 동생 노홍철을 위해 ‘무한도전’ 형들이 뭉쳤다. 지인 동원부터 길거리 곳곳을 누비며 맞선 여성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출연자가 떼로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한번쯤은 해봄직한 소개팅 구성이었지만 동생 노홍철의 행복을 바라는 멤버들의 진심은 느껴졌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지난 24일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을 내보냈다.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었던 차세대 리더 선거 결과를 잠시 미뤄두고 공개된 특집은 노총각 노홍철의 짝 찾기. 이미 예능프로그램에서 맞선은 식상하리만큼 많이들 우려먹었다.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통해 김국진, 양준혁 등이 공개적으로 맞선을 본 적이 있고, 노총각 연예인과 연예인 지망생 혹은 시청자들이 만나는 구성은 끊이지 않았다.
이 가운데 ‘무한도전’은 올초 ‘만약에’ 특집에서 모델 장윤주와의 가상 결혼으로 수줍은 노총각 인증을 했던 노홍철의 짝 찾기에 나섰다. 정준하는 수많은 지인을 활용했고, 다른 멤버들은 강남과 일산, 이태원 등을 돌며 길거리 캐스팅에 몰두했다. 노홍철이 대놓고 원한 키 크고 예쁘고 젊은 여성을 찾겠다며 멤버들은 발품을 팔았다. 하지만 노홍철의 기준은 너무 까다로웠다. 기껏 조건에 맞는 여성을 찾으면 그 여성이 노홍철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난색을 표하며 거절했다.

가끔 조건도 맞고 노홍철에게 호감을 표하는 여성들이 있었다. 이들과의 소개팅 과정은 다음 방송에서 공개될 예정. 이날 방송에는 멤버들이 주선하는 여성과의 만남을 앞두고 잔뜩 긴장해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노홍철의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이미 시청자가 원한다면 방송을 통해 결혼도 할 수 있다고 다소 억지스러운 공약을 내걸었던 노홍철이 이번 맞선을 통해 좋은 인연을 맺을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
다만 그는 지난 22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차세대 리더 선거 투표소를 찾아 만난 취재진에게 “시청자와 '썸'을 타고 있다. 여자친구가 생기면 방송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이번 특집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홍철을 장가 보내겠다고 팔을 걷어올린 멤버들의 고군분투는 예능적인 재미가 있었다. 예능인보다 더 예능감이 뛰어난 시민들은 단번에 노홍철과의 맞선을 알아챘고, 노홍철의 독특한 행동에 기겁하며 맞선을 온몸으로 거부하기도 했다. 너무도 ‘쿨하게’ 노홍철과의 맞선에 호감을 보인 어여쁜 여성들도 있었으나 노홍철의 상대 여성을 찾는 일은 웃음기가 넘쳤다.
사실 방송을 통해 노총각 연예인의 맞선은 신선한 구성이 아니다. 그래도 ‘무한도전’ 멤버들의 각양각색 맞선녀 찾기 과정이 웃음이 가득했고, 진심이 넘쳤기에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9년간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진짜 가족 같은 사이가 된 형들이 동생 혹은 친구 노홍철을 위해 발품을 팔고 노홍철의 성향에 맞는 여성을 찾겠다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는 노력은 안방극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단순히 동료 사이를 넘어 인간적인 유대 관계가 떼려야 뗄 수 없게 된 이들의 동생 혹은 친구 결혼 성사 프로젝트의 끝은 어디를 향할까. 나홀로 총각 멤버인 노홍철이 이 프로그램에서 만난 여성과 즐겁고 진지한 ‘썸’을 탄 후에 인연을 맺을 수 있을까. 매번 방송에서 펼쳐놓는 소개팅의 성과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언제나 진심으로 호소하는 ‘무한도전’이기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보는 시청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jmpyo@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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