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진짜 '갑동이' 찾기가 끝났을까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05.25 07: 59

영화 '살인의 추억'처럼 종영까지 미궁에 빠질 것이라 여겨졌던 연쇄살인마 '갑동이'의 정체가 12회만에 밝혀졌다. 반전의 진범 '갑동이'는 바로 배우 정인기가 맡아 연기했던 일탄경찰서 차도혁 계장이었다. 진짜 '갑동이' 찾기는 여기서 끝난걸까, 아님 또 다른 반전을 위한 일종의 장치일까.
지난 24일 방송됐던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극본 권음미, 연출 조수원) 12회는 흡사 최종회로 오해할만큼 빠른 전개와 각 인물들의 비밀들이 하나둘 풀려나가는 모습이 오밀조밀하게 그려졌다. 말미에 진짜 '갑동이'의 모습이 깜짝 공개된 순간은, 이대로 여운을 남긴 채 끝맺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만듦새였다.
총 20회 분량에서 아직 8회가 남은 시점에서 제작진은 진짜 '갑동이'를 시청자 앞에 공개했다. '갑동이' 찾기에만 몰두하는 걸 멈추고, 공소시효, 남겨진 이들의 고통 등과 같은 다른 방향으로의 선회를 노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다.

초반부터 '갑동이는 여러명일 수 있다'는 대사가 지속적으로 등장한 게 이를 방증한다. 차도혁(정인기 분)이 여태껏 등장했던 유력 용의자들과 달리 실제 '갑동이'라고 하더라도, '갑동이'가 한 사람이 아니라면 아직 시청자가 찾아야할 '갑동이'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만약 공범 '갑동이'가 존재한다면 이는 아직 용의선상에서 명쾌하게 빠져나가지 못한 이들일 확률이 높다. 사건과 관련된 인물과 장소에는 매번 묘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관음사의 진조(장광 분) 스님과 한상훈(강남길 분) 프로파일러가 그 주인공이다.
치료감호소 환자들의 '갑동이' 발언엔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용의선상에 올랐다가 목숨을 잃은 하일식(길별은 분)의 아들 하무염(윤상현 분)을 거두어 키운 것 등 그간 등장했던 모든 것들이 다양한 복선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상훈도 마찬가지다. '갑동이'의 표식인 낚시매듭과 관련된 에피소드마다 의심을 사는 부분이 많았던 것, 차도혁 계장과 마찬가지로 오마리아가 범인을 떠올리려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7차 사건 현장에 있던 훈장을 실제 '갑동이'가 먼저 가져갔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면 여전히 의심투성이다.
12회 만에 진범 '갑동이' 카드를 내놓은 제작진이 또 다른 '갑동이' 카드를 손에 쥐고 있을지, '속지 않겠다'고 거듭 다집하는 시청자 앞에 반전의 결과물을 펼쳐 놀라게 할 수 있을지, 아니면 '갑동이' 찾기엔 정말로 손을 떼고 남은 8회 동안 다른 곳으로 포커스를 돌리게 될지, 향후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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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갑동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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