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조성모와 매실의 환상 콜라보였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에서는 호스트 조성모가 90분에 가까운 긴 생방송 동안 13년전 매실음료 CF로 얻게된 매실 트라우마와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는 모습이 실감나게 그려졌다.
오프닝부터 매실음료는 화면을 가득채웠다. 조성모가 매실음료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놓자, 이를 신동엽이 받아 "매실음료 업체에서 협찬이 들어왔다"고 설명한 것. 이때 관객들이 손에 들고 흔드는 매실음료를 본 조성모는 기겁했다.

'살인의 추억'을 패러디한 야외 콩트물 '매실의 추억'은 좀 더 직접적이었다. 당시 크게 주목받았던 CF 속 멘트인 '내가 좋니?' '널 깨물어주고 싶어'를 활용, 오글거림으로 사람을 살해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13년이 지난 2014년 버전의 조성모의 느끼 멘트와 미소는 '매실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그에겐 과감한 셀프디스였다.
코너 '한국대중음악사'에선 안무가 마쉬르로 분한 조성모가, 과거 자신의 역할을 맡은 유세윤을 향해 마음 속 조언을 이어갔다. 이에 유세윤은 아랑곳 않고 "난 오래가지 못할 거다" "매실음료 이미지를 벗지 못할 것"이라고 자책해 조성모를 당황케 만들었다.
'여태껏 극한직업-조성모 매니저편'에도 매실음료는 주요 소재로 등장했다. 커피를 원하던 조성모의 마음을 읽지 못한 매니저가 매실음료를 사오자 끌려가 혼나는 장면에서였다.
심지어 매실음료 광고주가 'SNL코리아' 호스트인 조성모에게 보내온 '우리도 이럴줄 몰랐어요'라는 문구가 적힌 화환도 등장했다.

정점은 유희열이 진행하는 '피플업데이트'에서 찍었다. 매회 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피플업데이트'의 질문 항목이 '당신이 기억하는 조성모는? 가수 vs 매실'이었던 것. 방송 말미 공개된 결과가 가수(47%)보다 매실(53%)이 6%포인트 앞서 충격을 배가시켰다.
결과를 보고 웃음이 터진 조성모를 향해 유희열은 "이런 적이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아예 매실 전도사로 나갑보라"며 권해 웃음을 자아냈다. 매실음료CF를 다시 한 번 찍기를 권하기도 했다.
"(매실 트라우마 때문에) 심지어 초록(색) 앞에선 사진도 안찍었다"고 어렵게 고백하는 그가 매실음료와 장장 1시간 30분 동안 호흡을 맞추며 웃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희열이 건넨 조언처럼 그가 매실 트라우마를 하루라도 빨리 벗고 오히려 이를 무기나 기회로 활용하게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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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SNL코리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