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1위’ 오승환, 기록도 최고 소방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25 10: 40

초반에는 페이스가 다소 더뎠지만 어느덧 맨 꼭대기에 올라섰다. 오승환(32, 한신)이 시즌 첫 구원 부문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가운데 여러 가지 지표도 오승환이 센트럴리그 최고의 마무리임을 보여주고 있다.
오승환은 24일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교류전에서 4-3으로 앞서 9회 팀의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다. 오승환은 무사 1루에서 이대호에게 안타를 허용하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끝내 실점 없이 팀의 승리를 지키며 시즌 12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1.33까지 떨어졌다.
이로써 오승환은 개막 이후 줄곧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선두를 지켜왔던 캄 미콜리오(히로시마, 11세이브)를 따돌리며 드디어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오승환은 “현재 시점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의미가 있는 일임은 분명하다. 올 시즌 20경기에서 한 번도 블론세이브를 저지르지 않으며 차근차근 쌓아올린 기록이기 때문이다.

물론 구원 선두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오승환이 계속 ‘무블론 행진’을 벌인다는 장담도 없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팀이 세이브 상황을 많이 만들어줄지도 미지수다. 여러 변수가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굳이 구원왕 여부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오승환의 일본무대 첫 시즌 성적은 여러모로 눈에 들어온다. 요약하면 리그 최고의 소방수 중 하나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오승환은 24일까지 20경기에서 1승과 12번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마무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센트럴리그에서 1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는 오승환과 미콜리오 뿐이다. 당초 미콜리오의 세부 성적이 더 좋았지만 이제 오승환도 전혀 밀리지 않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평균자책점(1.33)에서 미콜리오(1.35)를 추월하는 데 성공했고 경기수도 미콜리오(14경기)에 비해 더 많다.
연투 능력, 이닝소화능력에서도 오승환의 간접 우위다. 오승환은 이미 팀이 “1이닝 이상을 맡길 수 있다”라는 신뢰를 보일 정도로 이 방면에서 검증이 됐다. 전임 마무리로서는 가장 많은 20경기에 나섰고 소화이닝도 경기당 1이닝이 넘어가는 20⅓이닝이다. 반면 미콜리오는 14경기에서 13⅓이닝을 던졌다. 마무리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탈삼진 능력은 압도적이다. 오승환은 20⅓이닝에서 22개의 삼진을 잡은 반면 미콜리오는 8개에 그쳤다. 리그에서 1세이브 이상 기록한 투수 중 오승환보다 탈삼진이 많은 투수는 없다.
퍼시픽리그까지 살펴봐도 오승환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마무리투수는 거의 없다. 절대 수호신으로 평가받는 사파테(소프트뱅크)가 올 시즌 16세이브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0.38을 기록해 오승환보다 나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정도다. 히라노 요시히사(오릭스, 15세이브)는 평균자책점이 3.00으로 썩 좋지 않은 편이고 마무리로 전환한 니시노 유지(세이부, 11세이브) 역시 평균자책점이 2점대다. 오승환의 존재감이 이제는 마운드는 물론 개인 순위표에서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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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일본)=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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