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2,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오승환(32, 한신 타이거스)의 대결에 일본 언론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대호는 24일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교류전에서 9회 오승환을 상대로 4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롯데 소속이었던 지난 2011년 8월 5일 사직 삼성전에서 9회말 오승환에게 안타를 친 뒤로 1023일 만의 맞대결에서도 안타를 때려냈다.
그러나 오승환은 이대호의 안타로 처한 무사 1,2루 위기를 침착하게 세 타자 범타로 막아내고 팀의 4-3 승리를 지켰다. 오승환은 시즌 12세이브를 거두며 일본 진출 후 처음으로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오승환은 히로시마 캄 미콜리오가 1군에서 말소돼 있는 사이 열심히 세이브를 쌓았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열린 소프트뱅크와 한신의 경기를 전하면서 모두 한국인 선수 대결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는 가장 큼지막하게 지면을 할애해 "한국의 영웅들이 후쿠오카에서 맞붙었다. 이대호가 일본에서의 첫 맞대결에서는 오승환에게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서 이대호는 "직구를 노렸는데 변화구 대응이 잘됐다"고 밝혔다.
는 "한국 출신의 동갑내기 선수들이 만났다. 이대호가 오승환에게 선승을 거뒀다. 한국인 팬들이 둘의 대결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으면서 한글로 된 피켓이 많이 보였다. 이대호는 경기 후 '한국인 팬들이 많아 팀이 졌지만 안타를 친 것에 대해 응원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2연전으로 치러진 이번 교류전에는 팬들 뿐 아니라 취재진도 백여 명 정도가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소프트뱅크 홍보팀 관계자는 "한신이 인기팀이라 그런지 기자들이 평소에 비해 굉장히 많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온 것은 처음"이라며 놀란 눈치였다. 두 한국인 선수의 맞대결이 현실로 이뤄지자 일본 기자들은 한국 기자들에게 "의미있는 경기였다"며 축하를 전하기도 했다.
autumnbb@osen.co.kr
후쿠오카(일본)=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