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박지성(33)은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그가 남긴 역사는 찬란하게 빛났다.
박지성은 지난 24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코리아투어를 통해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22일 수원 삼성전서 51분을 소화했던 박지성은 이날도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후반 8분까지 53분을 뛰며 PSV 아인트호벤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박지성은 경남전을 끝으로 25년간 정들었던 축구화를 벗었다. 14년 프로 생활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박지성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그가 남긴 기록은 곧 한국과 아시아 축구의 역사였다. 박지성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명문 PSV 아인트호벤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7년간 활약하며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2002 한일월드컵은 축구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은사'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에 띄어 월드컵 무대를 밟은 박지성은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서 환상적인 결승골을 뽑아내며 일약 한국 축구의 샛별로 떠올랐다. 이후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3회 연속 출전해 3회 연속 골을 넣었다. 아시아 최초의 대기록이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까지 A매치 100경기에 출전해 13골을 터트린 박지성은 국제축구연맹(FIFA)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이상 출전)에 가입하며 명실공히 한국의 레전드로 남았다.
프로 무대에서도 승승장구했다. 한일월드컵 이후 히딩크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아인트호벤에 입단한 박지성은 2005년까지 리그 2회, KNVB 컵(네덜란드 FA컵) 1회 우승,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1회 등 중흥기를 이끌었다. 2005년 여름은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이었다. 세계적인 명문 맨유에 입성,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박지성은 2012년까지 무려 7년간 올드 트래퍼드를 누비며 205경기에 출전해 27골을 넣었다. EPL 4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회, FIFA 클럽월드컵 1회 등 맨유에서만 수집한 우승컵만도 10개가 넘는다.
박지성의 존재감은 별들의 잔치에서도 여전했다. 아시아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는 등 우승 1회, 준우승 2회 등을 경험했다. 박지성은 유로파리그를 포함해 UEFA 주관대회에서 총 65경기에 출전해 5골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로 눈에 띄는 족적을 남겼다. 박지성이 걸어온 길은 곧 한국과 아시아 축구에 길이 남을 역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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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